글로벌 특허관리 기업 시스벨이 국내 RFID 기업에 자체 특허관리 프로그램에 가입, 특허 로열티를 부담하라고 요구한 시한을 당초 3월 말에서 11월 말로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3월 29일자 1면 참조
이에 따라 시스벨이 마련한 특허 프로그램에 아직 가입하지 않은 국내 기업으로서는 시스벨의 움직임과 특허 내용 등을 면밀히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반대로 시스벨이 국내 기업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치밀한 특허 공세를 펼칠 가능성도 제기돼 시스벨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스벨은 지난 3월 국내 RFID 기업에 특허 경고장을 보낸 데 이어 최근 다시 한번 경고장을 보내며 시스벨이 마련한 특허관리 프로그램 가입 시한을 11월 말로 연장한다고 알려왔다.
시스벨 측은 “현재 기술협상을 진행 중인 기업이 있어서 특허관리 프로그램 가입 시한을 연장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 보낸 경고장에는 3월 말까지 특허 프로그램에 가입해 로열티를 내지 않으면 최고 3.5배 높은 로열티를 물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스벨이 보낸 경고장 내용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기술협상의 결과에 따라 특허 프로그램에 대한 수정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을 더욱 치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을 벌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특허 공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RFID/USN융합협회 임성우 실장은 “정부나 협회 차원에서의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지만 사실상 가입 액션을 취하지 않아 무대응으로 일관한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시간 끌기 전략으로도 보인다”면서도 “연장한 기간 동안 시스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RFID 특허 공세에 대한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RFID/USN융합협회는 늦어도 6월 말까지는 RFID 기술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특허 대응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특허법인과의 협력을 마무리했으며 시스벨이 제기한 극초단파(UHF) 대역 RFID 해외 원천 기술에 대한 상세 분석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시스벨이 제기한 해외 원천기술에 대한 분석이 완료되면 현재 우리가 보유한 기술과의 비교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가입 시한이 연장된 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