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 업계 `전문화 · 대형화`가 대세

 고물상이라고 불리던 시대는 지나갔다. 과거 고철 수집 및 분류업 정도로 인식되던 리사이클 업계가 해가 다르게 덩치를 불리며 전혀 다른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폐전자제품이나 스크랩 등에서 귀금속·비철금속 등을 회수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리사이클 사업은 영세하고 수익성이 작은 사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제조업의 한 분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금·은·동 등 귀금속은 물론이고 인듐·코발트 등 희소금속 등의 수요 및 가격 상승으로 인해 사업 가치가 높아졌고 기업들 또한 리사이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점차 확대해 나가며 ‘덩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전벽해…전문화·대형화 덕=최근 리사이클 업계의 위상 변화는 주요 기업들이 전문화·대형화 바람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과거 일부 자원의 재활용 수준에 머물렀던 리사이클 사업을 기업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키며 매출을 확대해나가는 중견기업들이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황동봉을 생산하는 대창은 지난해 전년대비 56.9% 상승한 79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황동봉 생산에 필요한 원료의 80% 이상을 리사이클 사업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대창의 계열사로 황동 잉곳을 생산하는 서원 또한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한 35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 역시 리사이클부터 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갖췄다.

 귀금속 및 인듐을 재생산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애강리메텍도 지난해 전년에 비해 약 40% 이상 매출이 신장해 18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이 회사의 리사이클 부문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70%에 육박하고 있다.

 금·은·팔라듐·로듐 등을 함유한 폐자원을 처리해 고순도 귀금속을 재생산하는 기업 토리컴은 지난해 1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대기업 본격 가세=리사이클 업계에는 요즘 대기업 인수라는 호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비철분야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리사이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어 안정된 대기업의 품에 안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기업 중 리사이클 사업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LS니꼬동제련은 토리컴과 폐기물수집업체인 리사이텍코리아, 폐배터리서 순연과 경연을 생산하는 화창을 인수해 일찍부터 앞서 나가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100% 출자해 설립한 동 전문 제련 기업 GRM의 단양 제련소를 준공하고 본격적인 동 리사이클 사업에 들어갔다.

 포스코 또한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리사이클 전문 기업인 나인디지트와 수집 업체인 리코금속을 인수해 진용을 갖췄다.

 조상연 애강리메텍 이사는 “최근 리사이클 업계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이 선두에 나서며 업계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출 규모나 사업 영역을 놓고 볼 때 양과 질에서 리사이클 분야의 성장이 가속화 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