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미러리스 돌풍 일으킨다

 후지필름이 돌아왔다. 일본 대지진 피해가 복구되면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중심으로 뚜렷한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후지필름(대표 이창균)은 자사 미러리스 디지털 카메라 브랜드 ‘X100’ 국내 공급을 지난달 20일부터 재개했다고 2일 밝혔다.

 콤팩트 카메라 사업에만 주력해왔던 후지필름이 지난 2월 야심차게 내놓은 X100은 출시한지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일본 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필 틈도 갖지 못했다.

 대지진 이후 두 달 여 만에 국내 시장에 복귀한 X100은 불과 열흘 만에 초기 물량 1000대가 다 나갈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닷컴에서는 두 시간 만에 100대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강신황 한국후지필름 마케팅 팀장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데다 렌즈 교환이 안되는데도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면서 “지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예상치보다 세 배 이상 팔리고 있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후지필름은 인력 투입을 늘려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X100은 1230만 화소에 아날로그와 전자식 모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를 채택했으며 휴대성과 화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렌즈교환식이 아닌 단초점 렌즈 방식을 채택한 카메라로, 판매가가 159만8000원이어서 비싼 편에 속한다.

 한국후지필름은 유통망을 넓히면서 미러리스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재 롯데마트와 이마트·홈플러스·전자랜드·픽스딕스·롯데닷컴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하이마트와 GS이숍 입점을 타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신제품도 내놓는다. 9월이나 10월 중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러리스 신제품은 X100과 같이 렌즈 교환이 되지 않는 방식이면서도 판매가가 100만원을 넘지 않는 보급형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하반기 10종 내외의 콤팩트 카메라 신제품도 내놓으면서 디지털카메라 전문기업의 이름을 널리 알린다는 방침이다.

 강신황 팀장은 “현재 X100이 큰 인기를 얻고 있고 하반기 신제품까지 합세하면 X100 출시 당시 목표로 한 ‘국내 미러리스 시장 5% 점유’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