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3막은 정치인으로서 우리나라를 지식문화 강국으로 만드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
최근 민주당 유비쿼터스 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한 문용식 나우콤 대표는 개성 강한 사람들이 많은 IT 업계에서도 가장 다이내믹한 길을 밟아온 사람 중 한명이다.
엄혹했던 80년대, 20대 대학 시절을 그는 민주화 운동과 함께 보냈다. 20대의 절반인 5년 1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그가 인생 2막이라 할 30대와 40대를 바친 분야는 비즈니스였다.
1991년 PC 통신기업 나우누리로 IT 산업에 뛰어든 그는 PC 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다시 모바일로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으며 새로운 서비스를 제시했다. PD박스 등 웹하드, 실시간 온라인 방송 아프리카TV, 온라인게임 ‘테일즈 러너’ 등의 인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새로웠던만큼 사랑도 받았고, 논란도 많았다.
그런 문 대표가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정치 입문은 갑작스런 선택은 아니었다. 문 대표는 “대한민국은 IT 인프라와 인적 자원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그러나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따라가지 못 하는 보수적인 법제도 때문에 사회 발전이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공정 이용을 저해하는 저작권법이나 인터넷 표현의 자유 억압 등이 대표적인 문제”라며 “최근 이런 문제들의 퇴행과 역주행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아 그간 정치 참여를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2008년 촛불 정국 당시 아프리카TV 저작권 문제로 구속되면서 고민은 깊어졌다.
지난 두 번의 총선에선 “아직 기업에서 할 일이 많다”며 영입 제안을 뿌리쳤지만, 이번엔 손학규 대표가 내민 손을 받아들였다. 불공정 사회, 승자 독식 사회가 아니라 상생과 공정, 정의의 발전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대한민국처럼 경제 및 인구 규모가 큰 국가가 방향을 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올바른 개혁의 길로 궤도를 수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라고 확신하는 IT와 미디어, 문화산업 육성에 주력한다.
그는 민주당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정책을 개발하고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국민과 더 잘 소통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또 IT를 활용해 선거·공천 등의 당 업무를 혁신하는 역할도 맡는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보다 젊고, ‘간지나는’ 정당”을 만드는 노력이다.
문 대표는 2012년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구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나우콤은 이사회를 거쳐 6월 중 문용식 대표 후임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