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ARM 천하가 펼쳐지고 있다.
ARM의 코어 프로세서가 없이는 퀄컴·삼성·엔비디아·TI도 모바일 프로세서를 내놓지 못할 정도다. ARM과의 협력이 해당 반도체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는 거의 대부분 ARM 코텍스A9 코어를 기반으로 한 프로세서가 장착됐으며, 연말과 내년 초 출시될 쿼드코어 프로세서 역시 ARM 9 코어를 사용해 나올 예정이다.
◇모바일은 ARM 천하=갤럭시S2에 들어간 삼성 엑시노스, 팬택 베가 레이서에 들어간 퀄컴의 스냅드래곤, LG 옵티머스X2에 장착된 엔비디아 테그라2 모두 ARM 코텍스 A9 코어를 사용한 듀얼코어 프로세서다. 스마트폰 두뇌는 모두 ARM 코어가 장착된 셈이다. 이들 뒤를 잇는 것은 쿼드코어 프로세서이며, 역시 ARM 코텍스 A9 프로세서가 들어간다. 이 코어가 있어 PC처럼 여러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1㎓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ARM은 코텍스A9 이후 A15에 대한 아키텍처를 발표했으며, 내년에는 칩으로 구현된다. 이에 따라, 내년 말부터는 A15이라는 새로운 구조의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된 프로세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코텍스A15 프로세서는 속도 향상뿐만 아니라 가상화를 위한 지원체계까지 갖추고 있고 속도는 2.5㎓까지 지원 가능하다. ARM은 모바일 기기의 50%가 ARM 기반 칩을 장착하게 될 것으로 바라봤다.
◇ARM 왜 확산됐나=자동차용 반도체에서는 자체 코어를 사용하던 프리스케일도 스마트패드용 CPU로 개발한 ‘I.MX’ 시리즈는 ARM 코어를 사용했다. 프리스케일은 연말 ARM 코텍스A9 기반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내놓을 예정이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ARM 중심으로 개발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미 코어와 호환이 되어야 하는 SW와 이를 개발하는 개발자들이 ARM 개발 환경에 익숙해 있다. ARM은 인텔이 PC에 집중하는 동안 모바일과 기타 프로세서가 필요한 다른 디바이스 시장을 공략했다. 또, 해당 분야에서는 수많은 반도체 회사들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설계자산(IP)만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라이선스료도 코어당 7센트(70원) 정도로 저렴하다. 임베디드 SW 개발자들이 ARM 기반 제품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든 것도 지금의 ARM을 만드는 요인이 됐다.
◇ARM 강세 언제까지?=인텔은 내년 자체 코어를 사용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를 내놓을 전망이다. PC 시장을 장악한 인텔이 모바일 분야에서도 강자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텔이 성공하게 되면 모바일 시장은 양분되며, 인텔과 전통적인 협력관계를 가졌던 MS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MS가 윈도8부터 x86외에 ARM도 지원키로 함에 따라 인텔도 ARM 진영의 공세에 맞서야 하는 입장이 됐다. 실제 윈도8 스마트패드에는 인텔·AMD 외에도 퀄컴·엔비디아·TI 등이 CPU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다만 ARM과 초기부터 협력해온 중소 팹리스 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도 ARM에게는 위협요인이다. ARM이 대기업 위주로 자원을 집중하면서 기술 지원을 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팹리스 기업들은 저사양의 프로세서에는 새로운 코어들을 채택하면서 ARM으로부터의 독립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KAIST에서 개발한 코어A, 프랑스기업인 코투스가 국내 매그나칩·태기와 손잡고 개발 중인 ASMCU 등이다. 팹리스 업체들도 호환성 문제가 큰 이슈가 되지 않은 모바일 외의 다른 분야에서는 대체코어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영섭 ARM코리아 사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술지원 요구에 먼저 대응할 수 있도록 아태지역만의 서포트센터를 최근 열었다”며 “국내 기업들의 요구도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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