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커머스 사이트인 그루폰의 기업공개(IPO)를 놓고 제2의 버블 논쟁이 뜨겁다.
그루폰은 지난해 7억1천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적자 규모가 4억1천3백만 달러에 달했다. 올 1분기에도 1억1천4백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올 1분기 매출이 6억4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매출의 90%를 벌써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여전히 의문부호라는 게 그루폰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이다.
IT업계와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그루폰의 성장성과 수익성 가운데 어느 쪽에 비중을 둬 기업 가치를 평가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루폰이 비록 현재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는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면 그루폰이 제2 버블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견해는 무마될 수 있다. 하지만 그루폰의 빈약한 수익성에 주목한다면 그루폰은 제2의 버블 논란의 진앙지라는 판단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IT업체들의 IPO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목을 끌고 있는 또 하나의 업체가 있다. 소셜 게임 업체인 ‘징가(Zynga)’다. CNN머니는 징가의 IPO가 임박했다며 빠르면 다음주에 IPO를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징가의 IPO는 기존의 IT업체 IPO와는 차원이 다르다. 링크드인, 그루폰 등 IT업체와 달리 징가는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재무제표’로 증명하고 있다. IT버블 논쟁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기업이 바로 징가다. 징가가 IPO를 신청한다면 그야말로 메가톤급 기업공개다. 4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렇게 성장한 기업은 역사적으로도 드물다는 게 CNN머니의 평가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징가는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에 ‘팜빌’, ‘마피아 워즈’, ‘피쉬빌’, ‘시티빌’ 등 다양한 소셜 게임을 올려 막대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는 소셜 게임의 대명사와 같은 존재다.
‘그린 크레스트 캐피털’의 닛찬 하질 애널리스트는 징가의 기업 가치가 14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징가의 수익은 매출의 80% 이상을 가상 상품(아이템)의 판매에서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놀라운 것은 징가의 소셜 게임을 즐기면서 가상 상품(아이템)을 구입하는 게이머가 전체 사용자의 3%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소수의 게이머들이 징가의 배를 불리는 가장 큰 원천인 셈이다.
나머지 20%의 매출은 소셜 게임내 광고를 통해 거두고 있다. 스타벅스 등 업체들이 팜빌, 시티빌 등 게임내에 가상의 점포를 여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것이 징가의 중요한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징가가 매달 1천7백만 달러의 캐시플로우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닛찬 하질 애널리스트는 과거에 징가는 게이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종의 스팸성 전략을 펼쳤는데, 최근에는 이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해 가고 있다며 징가의 IPO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CNN의 보도대로라면 징가의 IPO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징가의 IPO는 현재 IT업계에 불고 있는 제2의 버블 논쟁을 한순간에 잠재울 수 있는 비밀의 병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징가의 IPO 이후 IT업계의 풍향은 또 어떻게 바뀌게 될까?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