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지원자의 스펙이 좋더라도 조기퇴사할 것 같으면 기업에서 뽑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스펙보다 인·적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 더 많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6일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대・중견・중소기업 406개사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신입직원 조기퇴사 및 기업의 대응 현황’을 조사한 결과 ‘스펙이 우수한 지원자라도 조기퇴사 가능성이 높을 경우 뽑지 않는다’는 기업이 80.0%에 달했다.
기업규모별로도 크게 다르지 않아 조기퇴사 가능성이 높을 경우 뽑지 않는다는 기업이 대기업 74.5%, 중견기업 80.3%, 중소기업 83.1%였다.
또 기업들은 채용시 스펙보다 인·적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신입직원 채용시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스펙에 해당하는 경력, 전공 등을 꼽은 기업이 36.5%에 그친 반면 인·적성 분야에 속하는 적극성, 조직적응력 등을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는 기업이 63.1%를 차지했다. 특히 대기업은 인·적성을 중시한다는 비율이 더 높아 71.6%가 적극성(30.4%), 조직적응력(21.6%), 가치관(10.8%), 지원동기(8.8%) 등 인·적성분야를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퇴사가능성까지 고려하여 신입직원을 채용하고 있지만 이 중 상당수는 입사 초기에 퇴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에 채용한 신입직원의 입사 1년 이내 퇴사비율을 보면 대기업이 13.9%, 중견기업이 23.6%였으며 중소기업은 10명당 4명꼴인 39.6%였다.
신입직원이 인사부서에 전달한 퇴사사유로는 ‘업무가 전공・적성과 맞지 않아’가 35.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연봉・복지후생 불만족’(21.2%), ‘근무시간・근무지 등 근무여건 불만족’(15.0%), ‘조직문화 부적응’(11.8%)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은 신입직원의 조기퇴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선배직원이 신입직원의 안착을 돕는 ‘멘토링’을 시행한다는 기업이 41.4%로 가장 많았고, ‘초봉 인상 및 복리후생 개선’(33.7%), ‘연수 및 교육’(32.8%), ‘합숙훈련 및 단합대회’(19.2%) 등의 대책이 뒤를 이었다.
한편 2009년을 기준으로 기업들은 신입직원 1인당 채용비용으로 71만원, 교육・연수비 등 정착지원비용 175만원 등 총 246만원을 사용했다. 특히 대기업은 채용비용 189만원, 정착지원비용 375만원을 더해 1인당 평균 564만원이 투입됐다.
박종남 대한상의 상무는 “신입직원 채용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고 조기퇴사는 기회비용 상실, 업무차질까지 유발하므로 기업 입장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이 때문에 기업은 무조건적으로 스펙이 우수한 지원자보다 좋은 인·적성을 갖추고 오랫동안 회사에 다닐만한 인재를 선호한다”며 “구직자 입장에서도 ‘스펙 쌓기’에 치중하기보다는 전공과 적성에 맞는 곳을 찾아 그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되도록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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