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시스템은 기업 간 생태계를 표현하는 용어. 녹색산업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최근 부쩍 사용 빈도가 많아지고 있다.
단어적으로 보면 환경, 생태를 뜻하는 영문 에코(Eco)와 이를 결합한다는 의미의 시스템(System)이 결합됐다. 에코시스템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더 이상 산업계가 단일 기업, 독자적 기술력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우수 기업은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잘 판매하면서 부가가치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산업은 기술도 복잡해지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적절한 융합을 필요로 한다. 단일 기업의 경쟁력이 아니라 기업군 간의 경쟁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휴대폰 업체가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제조사 이외에 부품업체, 소재업체의 경쟁력 확보는 필수적이다. 단순히 원자재·부분품만을 공급하는 회사가 아니라 휴대폰 제조사의 경쟁력을 뒷받침 하는 생태계 일원이 됐다는 것이다.
기술의 융복합화 추세 속에서 이러한 생태계의 적절한 협력과 공동대응은 더욱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시대를 맞아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TV제조사와 콘텐츠 제작사, 인터넷 서비스사업자 간의 협업도 중요해 졌다.
TV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이에 걸맞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3D콘텐츠가 없다면 이전 TV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없다. 또 새로운 서비스를 펼치기 위해서는 이를 잘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과 초고속망도 필요한 시대가 됐다.
에코시스템을 잘 가꾸는 것은 최근 경제계 화두가 되고 있는 동반성장 분위기와도 일맥상통한다.
대기업의 수출 확대를 주변 장비 업체·부품사, 즉 선단형 수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도 현대를 사는 지혜가 아닐까. 또 대기업의 표준화된 생산시스템이나 특허관리 노하우가 협력사에 잘 전달된다면 이는 다름 아닌 동반성장의 작은 모델로도 괜찮을 듯 싶다.
산업간 에코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건강한 사회적 분위기를 위해서도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전자산업부 차장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