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음악·영화 등 콘텐츠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다.
구글과 아마존에 이어 애플의 가세로 음악·영화 클라우드 서비스 선점경쟁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모바일 클라우드’를 개발 중이어서 ‘스마트폰 투톱’의 클라우드 맞대결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5월17일자 1면 참조)
애플은 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세계개발자대회(WWDC)를 개최하고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를 전격 발표했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 아이튠즈를 통해 구입한 콘텐츠를 개인의 단말기가 아닌 애플의 서버에 저장해놓고 필요시마다 스트리밍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온라인 가상 공간에 올려져 있는 음악, 영화, 사진 등을 언제어디서나 온라인 서버에 접속해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앱스토어·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으로 이어지는 IT 플랫폼을 두루 갖춘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이들을 연계·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이 ‘애플’이라는 플랫폼 내에서 사실상 모든 서비스를 처리하는 애플만의 ‘IT신세상’을 구축하려는 시도다.
애플은 앞서 지난 2008년에도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은 ‘모바일미’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운로드 방식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았다.
하지만 모바일미는 다운로드 서비스 속도가 느리고 동기화 기능도 불안정한데다 연간 99달러에 달하는 비싼 요금까지 더해져 사용자로부터 외면 받았다.
애플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클라우드의 서비스와 기능을 업그레이드하여 사용자가 보다 쉽고 편리하게 클라우드 컴퓨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애플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콘텐츠를 보완하기 위해 앞서 스트리밍 음악서비승버체 랄라(Lala)를 인수하고 주요 음반사와도 음원 콘텐츠 제공 협약을 체결하는 등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애플이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본격화를 선언함에 따라 이와 유사한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 중인 삼성전자 등 모바일 단말업체는 물론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N스크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이동통신서비스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세계 주요 정보통신기술(ICT)업체는 신성장 동력 발굴 차원에서 개인용 클라우드, N스크린 서비스 등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애플의 맞수로 꼽히는 구글도 지난달 개발자대회에서 영화와 음악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격 발표했다.
애플은 WWDC에서 아이클라우드와 함께 차세대 모바일 운용체계(OS) ‘iOS5’, 애플 PC OS X의 8번째 버전인 ‘라이언’ 등도 대거 공개했다.
iOS5는 안드로이드 OS의 강점이었던 위젯 기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라이언은 아이클라우드와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능이 포함됐다.
이번 WWDC에서는 스티브 잡스 CEO가 직접 기조 연설자로 나서 건강 악화설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오는 10일까지 이어지는 WWDC는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하는 기조 연설을 시작으로 애플 본사 엔지니어들이 진행하는 기술 세션이 100회 이상 펼쳐진다. 대회에 참석한 전 세계 개발자들은 자신의 소스코드를 가져와 애플 엔지니어들과 함께 프로그램 개발작업을 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애플은 이날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모스콘 센터에 숫자 5와 사자, 구름 모양의 아이콘이 그려진 현수막을 걸면서 세계 각 지에서 행사장을 찾은 개발자들에게 새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샌프란시스코(미국)=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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