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태양전지는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 합니다.”
한정석 코오롱 중앙기술원 수석연구원은 현재 유기태양전지가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광변환 효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오히려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실리콘이라는 소재 자체를 바꿀 수 없지만 유기태양전지는 이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이다.
한 수석은 “실리콘 태양전지는 소재 부문에서 단결정 이상으로 더 나은 구성을 만들 수 없지만 유기태양전지는 다르다”며 “다양한 소재의 합성 등을 통한 효율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실리콘 태양전지가 갖고 있는 디자인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게 유기태양전지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유기태양전지는 유연하고 가볍기 때문에 딱딱한 실리콘으로는 어려운 다양한 모양 구성이 가능하다. 실리콘 태양전지를 이용하는 ‘태양광 자동차’의 외관이 비교적 딱딱해 보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효율·가격경쟁력 제고, 수명연장, 응용시장 개척 등이 이뤄져야 유기태양전지가 ‘대세’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한 수석은 “아직 한자리 수준인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은 물론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며 “단순히 유기물의 가격이 싸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제대로 양산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가격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관련 문제가 해결돼 상용화가 이뤄지면 디스플레이는 물론 의복이나 군수품 등 넓은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분석했다.
코오롱이 유기태양전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기존 강점을 갖고 있던 필름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기태양전지가 코오롱의 섬유 사업과 긴밀히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사업 추진 결정에 한 몫 했음은 불문가지다.
코오롱은 2015년 플렉시블 유기태양전지 모듈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전에도 연구개발(R&D) 과정을 통해 부수적인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수석은 “유기태양전지 상용화 전에도 중간에 파생되는 부분의 매출이 상당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R&D에 쓰이는 재료 자체가 다른 소자에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에 산재해 있는 유기태양전지 관련 연구를 체계적으로 집약해 사업화 체계를 갖추는 데에 최선을 다한다는 목표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훗날 상용화가 가능한 효율을 달성해 응용시장에 직접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