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라우드’도 대항마가 있다.”
애플이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를 발표하자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맞불 전략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이미 ‘웹센트리(Web-Centry)’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모바일 클라우드를 극비리에 개발 중이다. 서비스 시기도 애플 ‘아이클라우드’가 공식 출시되는 9월에 맞춰 질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에 갤럭시S, 아이패드에 갤럭시탭로 각각 맞수 전략을 펼쳤듯이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맞수’를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삼성 ‘비밀병기’ 이미 준비 중=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클라우드 서비스 ‘웹센트리’는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개념과 거의 똑같다. 이미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 개념이 일반화돼 있기 때문이다.
웹센트리는 메일주소, 연락처, 일정 등을 비롯한 정보들과 사진·동영상 등 각종 멀티미디어 파일을 서버에 저장해놓고 갤럭시S, 갤럭시탭 등의 정보기기로 언제든지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모바일 오피스’ 기능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공유 폴더와 사용권한을 설정하면 일정한 그룹에서 한 서버 파일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인(B2C)뿐만 아니라 기업 사용자(B2B)까지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 멀티 디바이스·서비스 인프라 우세=삼성전자 모바일 클라우드의 강점은 모바일기기뿐만 아니라 TV 등 가전제품까지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콘텐츠 클라우드의 킬러 앱인 동영상이 가장 많이 이용될 플랫폼이 TV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세계 TV시장 1위를 점유 중인 삼성으로선 TV와 모바일기기가 연동되는 점을 부각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입하거나 기존 고객을 묶어둘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백색가전의 디스플레이에도 연동되는 구상까지 기획 중이다.
클라우드 사업의 성패가 결국 서비스 품질에서 좌우된다는 점에서 데이터센터 운용 경험에서도 삼성이 다소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2~3년전부터 삼성SDS 데이터센터에 정보자원을 통합하고 업무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진행 중이다. 이제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마련해 서비스에 나서는 애플보다 시행착오를 훨씬 많이 겪은 상태다.
◇콘텐츠 열세 극복 전략 시급=클라우드 서비스의 승부는 음악과 영화 등의 인기 콘텐츠를 누가 더 많이 유치(소싱)하느냐에 갈릴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현재 ‘아이튠스’를 기반으로 세계 디지털음원 시장 90%이상을 점유해 당연히 콘텐츠 경쟁력에서 앞선다. 메이저 음반사 5개와 동맹도 끈끈하다. 동영상 등에서도 이 같은 노하우를 전이할 경우 막강한 클라우드 생태계를 가져갈 전망이다.
다만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매킨토시 등 자사 디바이스에 한정해 검증된 콘텐츠만 공급하는 ‘클로즈 소싱 전략’을 펼치는 반면에 삼성전자는 구글 클라우드 마켓과 연동되는 ‘오픈 소싱 전략’으로 맞설 방침이다. 구글앱스처럼 장기적으로 삼성 클라우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크게 늘어나 비교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