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1]클라우드 춘추전국시대 패권경쟁 본격화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랑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사진·동영상의 무제한 저장 등은 파격적인 개념이다.”

 애플 ‘아이클라우드’가 발표되자 한편에선 ‘미풍’을, 한편에선 ‘태풍’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그동안 구글·아마존 등이 비슷한 서비스를 발표할 때보다 반응은 훨씬 뜨거웠다. ‘앱스토어’라는 신개념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에코시스템)을 만든 애플의 무게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실은 애플의 클라우드 시장 진출로 클라우드 시장은 본격 춘추전국시대로 들어갔다는 것.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의 맞대응뿐만 아니라 삼성전자·HTC 등 스마트폰 단말업체들의 가세도 불가피하다. 이미 ‘N스크린’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인 국내 이동통신사와 포털업체의 물고 물리는 접전도 관전 포인트다.

 ◇애플 VS 구글 누가 강할까=모바일기기 운용체계(OS) 맞수 경쟁을 펼치는 구글과 애플이 클라우드로 2라운드 경쟁을 펼치게 됐다. 현재 실적은 구글이 한발 앞서 가고 있다. 이미 2006년 애플보다 2년 빨리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은 ‘구글독스’와 ‘G메일’로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에 애플은 2008년 ‘모바일미’라는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불안한 서비스 품질과 비싼 이용료(연 99달러)로 소비자에 외면 받았다.

 향후 경쟁구도는 음악과 동영상 등 콘텐츠 서비스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이튠스로 디지털음악 시장 90% 이상을 장악한 애플은 음악에서, ‘유튜브’를 인수한 구글은 동영상에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구글도 지난달 ‘구글뮤직’을 발표하며 애플 음원시장을 정조준한 상태다. 메이저 음반사와 직접 계약을 통해 폐쇄적인 서비스를 고집하는 애플과 어느 누구든 콘텐츠를 올리고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의 승부도 볼만하다.

 신동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기술은 애플이, 서비스 경험은 구글이 앞서는 양상”이라며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수익모델을 모바일 광고로,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등 단말기 판매를 위한 보조 수단으로 접근하는 추세여서 궁극적인 평가는 이들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느냐로 가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단말업체·통신사들도 ‘동상이몽’=삼성전자·HTC 등 스마트폰 경쟁사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맞대응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서비스 중인 이동통신사와 포털업체도 애플의 등장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은 애플·구글과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전략이 숨어 있다.

 삼성전자와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 단말업체들은 기본적으로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독자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독자 클라우드 서비스의 초점은 갤럭시S 등의 기존 고객을 붙잡아두는 개념이 크다. 연락처, 주소록 등을 서버에 저장함으로써 향후 단말 교체시 이와 연동되는 삼성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애플처럼 콘텐츠 자체로 돈을 벌기보다는 이런 부가서비스로 자사 단말기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는 전략은 삼성전자나 HTC 등이 유사하다.

 이동통신사와 인터넷포털업체들은 우선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한 상태다. 네이버·KT·LG유플러스 등이 자사의 포털이나 이동통신서비스 고객으로 활용하기 위해 무료 데이터저장 공간을 제공 중이다.

 다만 이들 기업은 추가 데이터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방식으로 유료 수익모델을 도입, 장기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의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전 통신사나 포털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사실 후발서비스에 가깝다”며 “다만 사진·동영상 등을 일정기간 무제한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파격적인 마케팅이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