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일까, 미풍일까’
7일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서비스가 베일을 벗자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인 국내업체들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는 소위 ‘폭풍론’과 아이폰 충격에 비해 약할 것이라는 ‘찻잔 속 태풍론’이 대조적이었다. 다만 두 시각 모두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체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현재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N드라이브, 다음이 다음클라우드, KT가 유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김충겸 KT 상무는 “애플의 기존 모바일미(mobileMe) 서비스가 그다지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고, 요금장벽도 있었다”면서 “이를 극복한 아이클라우드는 국내 소비자 상대 시장에 다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앱스토어에서 바로 콘텐츠를 클라우드로 동기화할 수는 있는 아이클라우드 기능을 향후 올레마켓, T스토어 등에서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애플이 아이튠즈, 앱스토어 등 자신들의 플랫폼 안에서 이용자들이 콘텐츠 소비를 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에서 장기적으로 관계사와 함께 하는 콘텐츠 사업에는 다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업계는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제한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서비스와 아이클라우드의 성격과 지향점이 다르다는 분석에서다.
국내 개인용 클라우드서비스는 개인이 보유한 PC, 스마트폰 등의 콘텐츠를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여러 단말기에서 콘텐츠를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 반면 아이클라우드는 앱스토어와 아이북스토어에서 구매한 음악과 책을 즐긴다. 또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활용하는 콘텐츠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우리 회사 역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전혀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엄청난 충격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클라우드가 메일의 경우 고작 5GB 용량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약점으로 꼽혔다.
네이버 N드라이브는 최근 750만 회원을 넘어섰고, 현재 20억여개의 파일이 업로드 돼 있다. 총량은 약 5페타(PT)에 달할 정도다. ‘페타’는 국내 어떤 서비스에서도 언급된 적이 없던 단위다. ‘N드라이브’는 PC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의 사용을 지원하며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윈도모바일폰, 바다폰까지 대부분의 모바일 디바이스 사용자를 지원한다.
다음이 지난 3월 출시한 ‘다음 클라우드’는 파일 한 개당 최대 4GB까지 업로드가 가능하며, 사진 및 문서 협업이 많은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김원석·정진욱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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