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1]스티브 잡스가 말하는 아이클라우드

 WWDC 2011이 열린 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 팝 가수 제임스 브라운의 노래 ‘아이 필 굿’이 끝나자 스티브 잡스가 트레이드마크인 검정색 터틀넥 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예고된 등장이었지만 5200명이 넘는 관객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뜨겁게 열광했다. 그는 병가 중임에도 한층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환영 인사 뒤 필 쉴러 최고마케팅담당자(CMO)에게 마이크를 넘긴 잡스는 쉴러 CMO의 맥OS 새 버전 ‘라이언’에 대한 설명과 스코트 포스톨 iOS 담당 부사장의 ‘iOS5’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다시 무대로 올라왔다. iOS5와 라이언 공개 발표는 다른 임원에게 맡겼지만 아이클라우드는 그가 직접 설명했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이 이날 선언한 ‘PC 프리(free) 시대’를 이끌 가장 강력한 무기다. PC는 모바일 중심의 IT 생태계가 열린 뒤에도 디지털 허브로 군림해왔다. 저장용량이 적은 모바일기기에 비해 각종 자료를 저장해두기가 수월할 뿐더러 안정성도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른 모바일기기에 정보를 전송하기 위해선 PC와의 ‘싱크’가 필수적이었다. 잡스는 “모바일기기를 계속 PC나 노트북과 싱크하며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우리는 이를 해결할 해법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애플은 모바일과 PC 간의 ‘보이지 않는 선’을 끊고 대신 클라우드를 이었다. 아이클라우드는 사용자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통해 만들거나 구입한 앱·콘텐츠를 애플의 데이터센서 서버에 저장할뿐 아니라, 다른 기기로 자동으로 ‘푸시’ 해준다.

 잡스는 “사용자가 새로이 배워야 할 것은 없다. 자동으로 클라우드 서비스가 수행된다”며 “어떻게 이걸 믿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면 모바일미의 방식을 보면 된다”고 말했다. 모바일미는 일정과 연락처, 메일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공유하게 되는 애플의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다. 아이클라우드는 모바일미를 콘텐츠와 앱, 문서, 사진, 음악 등으로 확대했다.

 가장 먼저 소개한 것은 앱스토어 클라우드. 사용자가 아이폰에서 구매한 애플리케이션이 버튼 하나로 아이패드와 맥에 별도의 작업 없이 자동으로 설치된다. 하나의 기기에서 사용한 정보가 다른 기기의 같은 앱에 똑같이 반영된다.

 ‘아이북스’ 클라우드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자가 한 기기에서 설정한 북마크 정보까지 애플 서버를 거쳐 다른 기기로 보내진다. ‘데일리 백업’ 기능은 애플의 ‘리퍼’ AS 방식과도 연관됐다. 매일 자동으로 스마트기기의 정보가 애플 서버에 백업되기 때문에, 갑작스레 새로운 기기로 교체받더라도 계정정보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전에 쓰던 폰과 똑같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잡스는 “우리가 여기서 멈출 순 없다”며 새로운 문서·사진·아이튠스 클라우드 등 세 가지 기능을 추가로 공개했다. 문서도 같은 방식으로 애플의 다른 스마트기기에서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 사진의 애플 TV로까지 클라우드 공유 기기를 확대했다. 아이튠스 클라우드는 아이튠스에서 구매한 음악 파일을 한 번에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다른 기기에 한꺼번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능이다. 최대 10개 기기에까지 가능하다.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가 고민하는 데이터센터 용량의 문제에 대해 애플은 다른 시각의 접근을 내놨다. 일정·연락처·메일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5GB의 제한된 용량을 준다. 사진과 음악에 대해선 무제한 용량을 주는 대신에 사진은 30일이라는 제한기간을 뒀다. 음악은 애플이 기존에 보유한 파일을 사용자가 내려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용량에 대한 고민이 덜하다.

 올 가을부터 정식으로 출시되는 아이클라우드는 무료다. 클라우드 사업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에 애플은 한층 더 확고한 자사 기기의 사용자층을 확보할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미국)=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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