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아이클라우드에 대한 설명 말미에 “개인 사용자를 위한 베타버전이 오늘부터 당장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천명의 얼리어답터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현장에 있던 기자는 즉시 휴대하고 있던 아이폰3GS와 아이패드2 모델로 직접 사용해봤다.
아이패드2 ‘설정’ 메뉴의 ‘스토어’란에 들어가니 ‘자동 다운로드’라는 선택 항목이 추가돼 있다. 아이튠스 10.3 버전으로 자동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면서 생성됐다. ‘다른 장비에서 새로 구입한 항목을 자동으로 다운로드합니다’라는 설명이 함께 달려있다. 현재 가능한 것은 음악(응용프로그램), 책 등 세 종류의 콘텐츠다.
음악을 시도해봤다. 모두 켜짐 상태로 바꾼 후 아이폰으로 가수 콜드플레이의 베스트 곡인 ‘옐로우’를 0.99달러에 구매해 내려받기 시작하자, 아이패드의 아이포드 메뉴에서도 실시간으로 내려받기가 됐다. 시간차가 전혀 없다.
이번에는 아이패드2에서 예전에 아이폰에서 샀던 같은 가수의 노래 ‘과학자(Scientist)’를 내려받았다. ‘기구매’ 목록에 들어가 해당 곡명 옆에 새로 만들어진 구름 모양의 버튼만 누르면 된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의 기술적 방식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음원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데이터 클라우드가 아닌 구입정보를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해 같은 계정에 로그인한 기기로 다시 보내주는 것으로 보인다.
앱의 경우 시간이 오래 차이나기 때문인지, 혹은 아직 서비스가 완성이 안 돼 불가능한 것인지 불확실하지만 자동 다운로드를 켜놓았음에도 음악처럼 실시간 동시 내려받기는 진행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생각하던 클라우드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 클라우드 서비스는 클라이언트단의 저장공간을 줄이고 서버단 작업을 통해 ‘신 클라이언트’를 구현하는 데 중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에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저장공간 제공이나 작업 효율보다 클라우드를 통한 애플 기기간의 연동에 무게를 뒀다. 사진, 일정 등의 백업 기능도 궁극적인 백업 보다는 ‘다른 기기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공한다. 자사 하드웨어 가치를 높이는 데 지향점을 둔듯하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