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거주하며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아이템거래 중개사이트 아이템베이에 2년여 동안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가해온 범인이 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DDoS 공격범이 한국으로 송환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경쟁사의 공격 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7일 서울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아이템베이에 DDoS 공격을 가한 혐의로 체포돼 중국에서 2년 4개월 간의 수감을 끝낸 김모씨가 지난 1일 강제 송환됐다.
전북 전주 출신의 30대 한국인 남성으로 밝혀진 김모씨는 중국 연길에서 조선족 행세를 하며, 2년여에 걸쳐 아이템베이에 DDoS 공격을 가했다. 김모씨는 공격철회 조건으로 약 6억원, 타 집단의 DDoS 공격을 막아주는 대가로 반기별 약 1억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양천경찰서측은 “지난 2009년 2월 중국에서 범인 김씨를 검거한 이후에도, 아이템베이의 경쟁사인 I사와 본 사건의 연관관계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지속해 왔다”며 “김씨가 국내에 들어온 이상 아이템베이 DDoS 공격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양천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지난 2010년 10월, 이 사건의 사주범으로 아이템베이의 경쟁사인 I사의 전 임원 김모씨를 폭력행위(상습공갈) 및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사주범 김씨는 범행발생 당시 I사의 임원 신분으로 중국 체류 중이었고, 공격범 김씨가 검거된 직후 필리핀으로 도주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DDoS 공격을 실행한 공격범 김씨가 계속적으로 단독범행을 주장하고 왔고, 사주범 김씨는 체포 당시 I사의 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경쟁사와의 관계를 밝히는 데에도 난항을 겪으며, 이 사건은 기소중지 상태였다.
양천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피의자들이 사건을 치밀하게 계획해 신분을 철저히 위장하고 금품 요구 시 이메일을 이용하였으며, 대포통장을 이용해 환치기 수법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등 범행방식이 교묘하다“며 “또 아이템베이의 피해규모가 막대하다는 점에서 본 사건의 배후를 철저히 추적해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