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는 행사장에만 수천명이 운집했지만 행사장 밖에서는 전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수많은 국내외 언론사들이 기사를 실시간 업데이트하고 라이브 동영상을 방송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다. 애플의 전략 발표로 음반사, 개발자들 등 IT종사자와 non-IT종사자들도 큰 영향을 받는다.
톰스가이드가 올해 WWDC의 발표로 쾌재를 부를 사람과 한숨을 쉴 사람을 나눠보았다. 매해 WWDC 발표 때 톰스가이드가 선정하는 ‘WWDC의 위너와 루저(Winner and Loser)’가 어김없이 올해에도 선정되었다.
위너, 즉 혜택을 받거나 호기를 얻게 되는 진영은 당연히 애플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팟 터치 사용자들이다. 또한 맥 OS 개발자, 음반산업, 애플 클라우드 서비스 센터가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위너로 꼽혔다. 특이한 것은 구글과 안드로이드 진영도 위너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다.
반면 이번 발표로 심기가 불편해질 루저 진영에는 우선 유통사업자와 전자상거래 업체가 들어간다. 트위터와 AT&T, 어도비도 루저 진영에 속했다.
▶위너
①애플 단말기 사용자들 : 스티브 잡스는 WWDC 첫말 “우리 제품의 브레인이 이 하드웨어라면, 소프트웨어는 영혼이라”며 “오늘 소프트웨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고 말문을 떼었다. 스티브 잡스의 발언은 새로운 아이폰에 초점을 맞췄던 여느 해 WWDC와는 달랐다. 새로 발표된 iOS는 200여가지의 새로운 기능을 제공하고 이것만으로도 애플 단말기 사용자들은 위너다.
②맥 OS 개발자들 : 톰스가이드는 지난해 WWDC의 위너&루저에서는 맥 OS 개발자들을 루저로 판단했다. 지난해 발표된 맥 OS X 10.6 스노우 레오파드는 마이너 업그레이드에서 약간 더 나아갔을 뿐 새로운 OS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맥 OS X 10.7 라이온은 진정한 메이저 업그레이드로, 250여가지의 새로운 기능을 제공한다.
게다가 3000여개의 새로운 개발자 API를 제공하고 가격은 겨우 29.99달러다. 또한 여러대의 맥에 합법적으로 다중 설치할 수 있다. 이는 맥 사용자들이 라이온으로의 업그레이드와 라이온용으로 설계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도록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③음반 산업 : 그동안 음반업계는 디지털 음원 유통 시장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하지만 수백만 달러를 들여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도 정작 판결문에서는 몇천달러에 그쳤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로 음반산업이 다소나마 수익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애플 아이클라우드 매치는 저품질 음원, 즉 불법유통되는 음원을 발견하면 이를 256K의 아이튠즈 음원으로 다운로드해 바꿔준다. 사용자는 연간 단 25달러의 가입비로 DRM 제한없는 고품질 음원을 가질 수 있고 음반사는 애플로부터 라이선스료를 받는다.
④버라이즌 : 버라이즌 아이폰 사용자들은 칩 문제로 iOS 최신 소프트웨어인 4.3.3으로 아직 업그레이드하지 못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버라이즌이 iOS로 인해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iOS 5는 기존에 발표되었던 iOS 중 가장 데이터 집중적인 프로세싱을 처리하는 OS로, 네트워크 속도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아이클라우드의 특징은 사용자가 갖고 있는 여러 종류의 단말기, 즉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매킨토시 혹은 PC의 아이튠즈 라이브러리에 정보와 콘텐츠를 동시에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정보와 콘텐츠 동기화를 위해 어떤 조작을 하거나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무선으로’ 이뤄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핸들링할 수 있는 고속의 네트워크를 요구한다. AT&T와 버라이즌 두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서비스 이용 통신사를 비교하면 버라이즌으로 가입자가 유동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⑤노스캐롤라이나 주 : 애플의 세 번째 데이터센터이자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데이터센터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메이든에 위치한다. 관광명소일 뿐, 절대 첨단 하이테크 도시는 아니었고 톰스가이드는 “우리 WWDC 위너&루저에 오를 일이 없던 곳이 올랐다”고 적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데이터센터를 이제 막 완료했으며 꽤 자랑스럽다”고 말했는데, 이번 애플 데이터센터 유치로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빈곤한 경기와 실업률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⑥구글과 안드로이드 : 애플 iOS와 아이클라우드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구글과 안드로이드가 위너로 선정되었다. 그 이유는 iOS 발표에서 실제 아이폰5가 나오기까지 적어도 3개월 이상 간격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마트폰 OS 시장은 애플이 44%, 구글 28%, RIM 19%로 삼등분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5는 빨라도 가을, 매장 출시는 2012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애플 iOS 5는 어제 오늘 너무도 많은 기능을 소개했다.
구글은 경쟁사의 OS에 대해 꽤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고 구글 안드로이드 업데이트에 “애플의 호의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톰스가이드는 전했다.
WWDC 2011 루저로는 쇼핑몰과 온라인 스토어, AT&T, 어도비가 꼽혔다.
이번 WWDC가 하드웨어(새로운 아이폰)이 발표되지 않은 데다가 새로운 소프트웨어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구매 가능하다. 이전의 WWDC가 열리고 나면 새로운 단말기를 사려는 사람들로 베스트바이, 뉴에그 등이 북적거렸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WWDC는 아무 메리트가 없는 셈.
어도비 또한 루저로 꼽혔다. 애플이 자사 모바일OS에서 어도비 플래시를 배척하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이번 iOS 5에서도 어도비 플래시에 대한 새로운 언급은 없었다. 애플 아이클라우드가 애플 iOS 기반 단말기의 판매를 크게 촉진시킬 것이라는 월가 분석은 어도비에게 뼈아픈 소식이 될 듯하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기사원문
http://www.tomsguide.com/us/wwdc-apple-jobs-losers,review-1660-1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