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에코쉘 고성수 부사장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에코쉘 고성수 부사장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 스마트폰 이야기다. 이어폰·헤드폰·케이스 등 액세서리가 몸통격인 스마트폰 덕분에 날개를 달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시장으로 불릴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액세서리라고 무시하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에코쉘’은 국내의 대표적인 이어폰 생산업체다. 50개가 넘는 국내외 브랜드 중에서 품질과 서비스로 프리미엄 시장 수위를 달리고 있다. 고성수 에코쉘 부사장(61)은 “더 이상 이어폰은 휴대폰의 보조 제품이 아니다”라며 “휴대폰도 진화하듯이 이어폰도 성능과 기능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에코쉘은 ‘체감’ 이어폰으로 소비자의 ‘귀’를 사로잡았다. 자체 개발한 고효율 니켈 합금 진동판을 사용해 다른 이어폰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중저음을 내는 데 성공했다. 음향에 입체감을 살려 훨씬 생생하면서 현실감 있는 사운드를 전달해 준다. 에코쉘은 아예 마케팅 슬로건을 ‘귀를 즐겁게(earFUN)’라고 확정했다. 기존 이어폰과 선을 확실히 그으며 ‘프리미엄 이어폰’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소리를 듣기 위해 그저 이어폰을 귀에 꽂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소리도 느끼고 즐겨야 합니다. 화면은 이미 HD급에 이어 3D로 입체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리는 아직도 2D에 머무는 상황입니다. 점차 소리도 체감하는 시대로 바뀔 것입니다.”

 에코쉘은 최근 체감 이어폰의 완성판으로 ‘리얼4D BS-80S1’ 시리즈를 내놨다. 이 제품은 강한 베이스·드럼 등 중저음에서 진동을 같이 느낄 수 있어 현장감과 함께 듣는 재미를 동시에 준다. 기존 체감 이어폰보다 한 발짝 시장을 앞선 제품이다. 고 부사장은 짧은 기간에 소비자에게 확실한 인식을 심어준 배경으로 품질과 기술력을 꼽았다. 에코쉘은 이미 이어폰 관련해서만 기술특허 7건, 실용신안 2건, 의장등록 1건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모기업인 쉘라인은 힌지와 이중 사출 기술에 남다른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 고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이기태 부회장과 함께 ‘애니콜 신화’를 이룬 주역이다. 삼성전자 교환기 개발을 시작으로 단말까지 통신 분야에서 30년간 몸 담았다. 그만큼 신기술에 욕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을 기구 설계 쪽에서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기구 설계는 한 마디로 소비자 요구에 맞는 최적의 제품을 디자인하는 게 목적입니다. 다행히 이어폰 개발도 기본 프로세스는 똑같습니다.”

 고 부사장은 3월 에코쉘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를 끝으로 잠시 쉬다가 곧바로 ‘인생 2막’에 도전장을 던졌다. 에코쉘도 지난 1월 바이브에스에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그만큼 직원 모두가 의욕적이다. 다른 이어폰 업체와 달리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고 새로운 유통 채널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 부사장은 “액세서리 업체로는 드물게 ‘아이폰녀’로 불리는 김여희 씨를 전속 모델로 쓸 정도로 마케팅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모기업인 쉘라인에서는 에코쉘을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올해 내수 시장을 연습 삼아 내년에는 해외로 눈을 돌릴 계획이다.

 “겉으로는 이어폰 자체가 간단하면서 보잘것없는 제품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어폰도 기구 설계, 출력 크기, 디자인에 따라 소비자의 선호가 크게 바뀌는 변화무쌍한 제품입니다. 소비자의 입맛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낭패 보기 십상입니다.”

 에코쉘은 이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블루투스와 연계한 체감 이어폰을 내놓는다. 고 부사장은 “남이 따라오지 못하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이어폰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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