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의 미래키워드] 함께 만들고 나누는 디지털 소셜리즘

 나 홀로 가치를 창출하고 의미를 찾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개인이 자발적으로 모여 협동하고 함께 나누며, 다른 사람들을 인정하고, 그들이 공유하는 정보를 신뢰하며, 이를 업무나 여가,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회를 디지털 소셜리즘(Socialism)이라고 부른다.

 인터넷 전문가 케빈 켈리는 공유(Sharing)·협동(Cooperation)·협업(Collaboration)의 단계를 거쳐, 디지털 소셜리즘 또는 집산주의(Collectivism)로 사회가 발전할 것으로 봤다. 공유·협동·협업은 바로 웹 2.0의 특성이자 디지털 소셜리즘의 기반이기도 하다.

 공유란 인터넷상에서 자신이 가진 정보, 콘텐츠를 공동의 사용을 위해 내놓는 이타적인 행위를 말한다. 제품구매 후기를 공유한다거나 자신의 노하우와 지식을 인터넷상에 올려 공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공유는 공동의 목표나 연대를 위한 기초이기도 하다.

 협동을 통해 사람들은 부분의 합보다 더 큰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단순히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보를 분류하고 많은 사람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협업은 좀 더 고차원적인 형태의 공동 작업으로 전문적이고 협업의 결과로 생산된 제품은 그 품질이 우수하다. 협업은 고차원적인 공동 작업을 위해 일정 부분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특성이 있다. 협업 참여자들은 임금 등 경제적 보상 없이 자신의 기술과 노동을 제공한다. 이들에게는 돈보다 신용·지위·평판이나 경험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유·협동·협업의 단계를 거쳐 미래의 세상은 디지털 소셜리즘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디지털 소셜리즘은 이 같은 협업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 사회 운영의 원리가 되는 단계를 말한다. 우린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이루어지고 이로 인하여 사회체계가 바뀌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는 불특정 다수에 의한 협업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100여년 전 현실공간에서 이루고자 했던 것이 가상공간에서 자발적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 것을 내어주고 함께 일하며,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면서 공동의 노력으로 더 좋은 세상, 더 재미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많은 사람들이 노동의 대가없이 참여하고 있다.

 조광현 센터장 h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