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출범 100일, 어떤 영향을 미쳤나

KB국민카드 출범 100일, 어떤 영향을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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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카드(대표 최기의)가 오는 9일 출범 100일을 맞는다. KB국민카드 분사는 전업 카드사 영향력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카드업계 간 경쟁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다.

 KB국민카드 분사는 전업 카드사의 장점인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와 은행 겸영사의 장점인 안정적인 자금조달 및 리스크관리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 이뤄졌다. 실제 KB국민카드는 은행과 카드사의 전국 영업망을 바탕으로 ‘금융세이브제도’와 같은 새로운 상품을 속속 선보여 주목받았다. 포인트 적립률을 높인 ‘KB국민 와이즈카드’는 출시 18영업일 만에 10만좌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 통신·유통·카드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도 개발 중이다.

 KB국민카드 출범 이후 전업 카드사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전업 카드사는 은행 겸영사에 주도권을 내줬다. 하지만 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의 잇따른 분사로 무게 중심이 전업 카드사로 기울기 시작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 분사 이후 전업 카드사가 카드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로 높아졌다. 지난해 전업 카드사의 실적은 전체 카드 시장의 55%였다. 약 14%를 차지하는 KB국민카드의 시장점유율이 전업 카드사 실적에 포함되면서 무게 중심 이동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KB국민카드의 실적 성장은 더딘 편이다. 올 1분기 KB국민카드의 카드론 실적은 1조58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4%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1조4560억원, 삼성카드 1조1773억원, 현대카드 8270억원, 롯데카드 7043억원, 하나SK카드 2287억원의 카드론 실적을 올렸다. 특히 삼성카드는 지난해 1분기보다 24.7% 성장했다.

 과당 경쟁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동도 갈길이 바쁜 KB국민카드에 짐이 되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카드사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제2의 카드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이지만 시장점유율 증가를 위해 뛰고 있는 전업 카드사의 마케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아직 분사한 지 100일밖에 되지 않아 큰 실적 변화를 체감하긴 이르다”며 “소모적인 경쟁보다는 질적 경쟁을 통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지난 3월 2일 KB국민카드 출범식에서 최기의 사장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지난 3월 2일 KB국민카드 출범식에서 최기의 사장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