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패드2를 잡기 위해 서둘러 구현한 초슬림 스마트패드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G1F)를 적용해 아이패드2(8.8㎜)보다 얇은 8.6㎜를 구현했지만, 핵심 부품의 낮은 공정 수율 때문에 차기 모델 출시가 차질을 빚고 있다. 높은 하드웨어 성능을 무기로 올해 1000만대의 스마트패드를 판매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기 스마트패드(태블릿PC) 모델인 갤럭시탭 8.9에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G1F)와 일반 터치 패널(GFF)을 동시에 적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당초 국내 패널 업체 2곳을 선정해 6월 말 양산을 목표로 갤럭시탭 8.9 개발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G1F의 낮은 공정 수율에 따른 부품 부족으로 인해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G1F 공급업체 외 추가로 2곳의 터치 패널 업체를 지정해 일반 터치(GFF)를 7월부터 조달받기로 했다. 즉 동일한 스마트패드 모델에 다른 종류의 터치스크린이 적용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과거 일부 휴대폰의 경우 판매 가격 조정을 위해 수출 모델과 내수 모델의 부품 구성을 달리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갤럭시탭 8.9에 적용되는 G1F와 GFF패널의 공급가격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즉 터치 패널 이원화가 가격 전략에 따른 결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GFF 터치패널은 G1F보다 30~40% 더 두껍고, 빛 투과율도 낮아 디스플레이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G1F 제조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율까지 불안정해 삼성전자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다만 터치패널이 다른 제품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향후 논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탭10.1도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속 모델인 8.9제품에 대해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뉴스의 눈>
갤럭시탭 8.9는 삼성전자가 올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전략 모델이다. 곧 출시될 갤럭시탭10.1이 의료·제조·유통 등 산업용인 것에 반해 갤럭시탭8.9는 e북용으로 아이패드2를 정조준한 제품이다. 7월 초기 양산 물량이 기존 제품보다 훨씬 많은 25만대로 계획된 것도 기존 제품보다 빠른 판매량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갤럭시탭8.9에는 국산 커버유리 일체형 터치(G1F)가 처음 적용된다. G1F가 세계 최초로 적용된 스마트패드 제품인 갤럭시탭10.1에는 대만 J터치가 공급한 제품이 적용됐다.
공정 수율 불안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G1F 상용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G1F를 통해 공정 기술을 확보한 후 애플보다 빨리 완전 커버 일체형 터치(DPW)로 넘어간다는 전략이다.
DPW는 제품 슬림화 등 디자인 장점은 물론, 디스플레이 성능 효율을 높이는 데도 큰 장점이 있어 국내외 터치 업체들이 상용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TPK·윈텍 등 애플 협력사들도 기존 GG타입을 넘어 DPW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