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주요대학 총장들이 9일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반값 등록금` 방안에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 동맹휴업과 광화문 촛불시위를 하루 앞둔 이날 대학 측이 학생ㆍ학부모와 정치권의 등록금 인하 요구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어서 정국 쟁점으로 떠오른 반값등록금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총장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반값등록금 특위`(위원장 변재일)와의 조찬 간담회에서 정부 재원지원 없이는 즉각적인 등록금 인하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 재정지원이 선행된다면 대학들도 등록금 인하 노력을 하겠지만 어느날 갑자기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곤란하며, 점진적으로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대교협 회장인 김영길 한동대 총장을 비롯,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홍익대 숙명여대 서울여대 한림대 영남대 전주대 영산대 등 사립대 총장들과 국공립대에서는 유일하게 전남대 총장이 참석했다.
총장들은 "등록금 문제는 국가ㆍ교육 경쟁력 차원의 문제로, 단순히 다수결이나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만 결정돼선 안된다"며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가 본질"이라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학적립금 사용 문제와 관련해 "적립금을 등록금 인하를 위해 쓴다면 다른 데 투입할 비용이 없어진다"며 적립금 문제로 대학들을 매도해선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공립대부터 반값 등록금 정책을 먼저 시행한다는 민주당의 단계적 방침에 대해서도 "국공립대만 먼저 등록금을 절반으로 내리면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등록금 격차가 심화, 형평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손학규 대표는 "등록금 문제는 국가ㆍ교육 경쟁력과 복지ㆍ민생을 잘 조화시켜야 할 문제"라며 "대학도 국민이나 사회가 공감하는 수준의 혁신,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