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업계 컨트롤타워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9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대표 김쌍수)는 해상풍력과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등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발전회사들과 협의체를 만들며 유기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발전회사들이 단독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해당 결과물을 공유하는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전력시장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IGCC다. 한국전력은 7월 독일 우데와 함께 설립하는 IGCC 특수목적법인에 발전회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발전회사들과 IGCC 컨소시엄을 구성해 관련 기술개발 및 산업 활성화 협력을 약속하고 특수목적법인에 대한 지분참여를 협의했다. 발전회사들이 이달 이사회를 통해 지분참여를 결정하면 IGCC 분야 한전-발전회사 공동전선 구축이 완료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전남 영광군 2.5GW급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위해 지난해 말 구성한 해상풍력추진협의회도 다음 달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7월 영광해상풍력단지 조성 협약식을 시작으로 단지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설립과 함께 IGCC와 마찬가지로 발전회사들의 지분참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IGCC 사업의 연장선으로 탄소포집저장(CCS) 분야에서의 발전회사들과 협력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전력의 발전회사 세 모으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5대 그린에너지 전략 로드맵 분야를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의 기술에서 제2·제3의 한전-발전회사 연합 특수목적법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발전업계는 한국전력의 신재생에너지 중심잡기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부서단위의 연구조직만 가지고 있는 발전회사와 달리 한국전력의 경우 한전전력연구원이라는 별도의 연구개발 전담기구가 있는 만큼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IGCC 등 대규모 실증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며 민간과의 중복성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데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연료전지 분야는 공동전선을 추진했지만 포스코파워 등 민간발전사들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관련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김재환 서부발전 사업처장은 “신재생에너지는 회사 하나의 힘으로 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며 “한국전력이 중심이 돼 발전회사들이 공유하는 좋은 기술을 만들고 이를 향후에는 민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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