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와 LG전자가 정수기 시장 공략을 놓고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웅진코웨이는 필터 기술과 사후 서비스를 모두 직접 챙기는 ‘정공법’을, LG전자는 빠른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아웃소싱을 전면 채택하고 대신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속도전’을 채택한 것.
현재 웅진코웨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50%에 달하고 LG전자는 10% 미만대로 격차가 크다. 하지만 LG전자가 하반기부터 사후서비스 인력을 확대해 방문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인데다 글로벌 대기업의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양사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LG전자는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속도전을 택했다. 지난 1월 LG하우시스에서 멤브레인 사업을 이관 받았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 자체 필터를 개발·장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판단, 국내 필터 전문기업의 제품을 100% 채택한 것.
기존 200여명 수준인 사후서비스 인력도 하반기까지 2000여명으로 확대할 방침인데, 이 역시 자사 인력이 아닌 아웃소싱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LG전자와 달리 웅진코웨이는 ‘정공법’을 구사하고 있다. 오랜 사업 경험을 통해 자체 필터 기술을 개발·보유했고 그룹 계열사인 웅진케미칼의 멤브레인 필터 부문과 협력하면서 우수한 필터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운 것. 렌털 가전 시장에 사후서비스 전문가 개념을 처음 도입한 ‘코디’도 꾸준히 양성하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도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미국·중국·일본·말레이시아·태국·이탈리아에 법인을 두고 현지 시장 맞춤형 제품으로 공략하고 있다. 현지 생활가전 제조사에 주문자위탁생산(OEM)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우선 제품을 알리고 있으며 조만간 각 국가별 생활환경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과 마케팅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지난 4월 인도에서 정수기를 첫 출시한 LG전자는 하반기부터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현지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정수기 시장이 거의 형성돼 있지 않은 국가가 대부분이어서 시장 형성 분위기를 조성해 진출국 다변화를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국내 정수기 시장은 웅진코웨이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역시 사후서비스 전문가를 운영 중인 청호나이스가 약 11%를 점유하고 있다. 그 뒤로는 교원L&C(웰스)·LG전자를 비롯해 다수의 중소기업이 뒤를 잇고 있으며 쿠쿠·동양매직 등도 정수기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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