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오피스를 잘 구현하는 방법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한 오피스를 존중하는 ‘기업문화’입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춘다고 해도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김형구 한국IBM 협업솔루션사업부장은 스마트오피스를 고민하는 고객을 만날 때면 꼭 이 말을 전한다. 스마트오피스의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협업솔루션 사업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솔루션 장점을 말하는 것보다 ‘문화’를 강조할 때가 많다.
상명하달이나 감시형 자리배치와 같은 틀에 얽매여 있다면 좋은 인프라가 있어도 스마트한 오피스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원이 어디에 있건 회의를 열 수 있는 툴이 있는데도, 반드시 부하직원의 얼굴을 봐야만 한다는 상사가 있다면 그 툴은 무용지물인 것과 마찬가지다.
김형구 사업부장은 “IBM이 스마트오피스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그 솔루션을 사업화으로까지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조직이 수직구조가 아닌 매트릭스형 문화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며 “사실 스마트오피스는 IT 인프라의 문제가 아니라 거버넌스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사업부장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해 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국내 사례를 많이 봐왔다. 이런 식이다. 정해진 자리가 없는 ‘플렉스무브’를 도입해 놓고 상사를 중심으로 팀원들이 모여 앉는다. 그래서 그는 스마트오피스 구축은 CIO만의 역할이 아니라 그룹 구조본이나 인사본부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IBM은 전 세계적으로도 스마트오피스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전 세계 40만명의 직원이 사용하는 스마트오피스 솔루션은 IBM 조직의 필요에 의해 하나 둘씩 나온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IBM이 자체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솔루션의 효과가 좋아 이를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고객 요청에 따라 상품으로 내놓은 사례도 있다.
예전에는 ‘우리가 파는 것(솔루션)을 우리가 사용한다(We use what we sell)’는 기조가 있었다. 요즘에는 이 문장 앞에 ‘우리가 사용하는 것을 우리가 판다(We sell what we use)’가 붙기도 한다.
기업 내에서 사용하는 ‘소셜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연결해주며, 직원들의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멀리 있는 팀원과 웹 콘퍼런스를 통해 자료를 공유할 수도 있으며 사내 트위터를 통해 특정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기도 한다. IBM 내부용으로 만들었지만 벤치마킹 사례가 나오면서 솔루션으로 내놓기도 했다.
김 사업부장은 “앞으로 스마트오피스가 소셜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나가고 있다”며 “협업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리면 핵심은 결국 집단지성을 축적하는 일, 다시 말하자면 소셜 비즈니스를 누가 더 빠르게 성공적으로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IBM은 소프트웨어 사업을 하는 ‘로터스 사업부’의 명칭도 ‘협업솔루션 사업부’로 바꿨다. IBM은 소셜 및 협업 솔루션에 대해 전략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스마트오피스를 구현하는 소셜서비스의 키워드는 ‘연결(Connected)’ ‘참여(Engaged)’ ‘민첩성(Nimble)’”이라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문화와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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