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협력사들도 최근 삼성 경영진단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로선 삼성 내부적으로도 감사의 강도와 파장조차 예상하기 어려운 탓에 협력사들로선 촉각을 더욱 곤두세우고 있다.
설비 업체인 A사 대표는 “삼성 내부도 술렁이지만 협력사들이 받는 충격도 크다”면서 “우선 앞서 예정했던 외부 행사를 전면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설비 업체인 B사 대표는 “앞으로 삼성의 감사가 더욱 강력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협력사들에 미칠 여파도 강도를 가늠하기 힘들다”면서 “일부 리베이트 관행이 비록 합법적인 틀이었다 해도 사전 대비를 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부정 감사’ 성격을 띤 경영진단을 실시할 경우 구매 조직에 이어 핵심 협력사들에도 추가적인 감사를 실시해왔던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 특정 사업부의 비위가 적발된다면 해당 협력사들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재 협력사인 C사 대표는 “당분간은 아마 협력사와 접촉하는 외부 행사가 거의 없을 것이다.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전화 통화도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 여파로 협력사들은 하반기 경영에 이래저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하지만 거대 삼성전자 조직만 해도 사업부나 품목별로 구매 정책이 다소 달랐다는 점에서 협력사들이 느끼는 온도차도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협력사인 D사 관계자는 “그동안 협력사 관리를 잘 해왔기 때문에 (이번 감사 파문에) 해당 사항은 없을 듯하다”면서 “통상 긴급한 사안이면 협성회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데 아직 어떤 움직임도 없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