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228)우주 여행에 나서는 `아이폰`

스마트폰 최초…전용 앱도 제작, 다운 가능

오디세이 스페이스 리서치사가 개발한 아이폰 앱 `스페이스랩`
오디세이 스페이스 리서치사가 개발한 아이폰 앱 `스페이스랩`

아이폰이 우주 여행을 떠난다. 다음달 8일 마지막 우주 비행에 나서는 우주 왕복선 ‘아틀란티스’에 실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는 가장 먼저 지구 밖 여행을 시도하는 제품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 매체인 ‘벤처비트(http://venturebeat.com)’에 따르면 ‘오디세이 스페이스 리서치’사는 다음달 8일 마지막 비행에 들어가는 우주 왕복선 ‘아틀란티스’에 2대의 ‘아이폰4’를 실어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아틀란티스’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진 아이폰4는 미국 관할 구역인 ‘미국 국립 래보라토리’ 지역으로 이동해 우주 승무원에게 인계된다. 휴스턴에 있는 ‘나노랙스(Nanoracks)’사가 우주정거장까지 아이폰을 무사하게 이동시키는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을 인계받은 미국 우주 비행사들은 아이폰4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자이로프스코프와 가속도계 등을 활용한 각종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주에서 지구와 통신을 하기보다는 각종 센서 기능을 시험하는 게 이번 우주 여행의 주요 목적이다.

 ‘오디세이 스페이스 리서치’사는 이번 아이폰4의 우주 비행을 위해 ‘iOS를 위한 스페이스 랩’(SpaceLab for iOS‘)이라는 앱을 개발, 앱스토어에 공개했다. 당연히 이 앱은 우주로 보내지는 아이폰4에도 설치된다.

 오디세이 스페이스 리서치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진 아이폰4는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 기능을 활용해 4가지 중요한 우주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1)Limb Tracker=아이폰으로 지구의 ‘아크(Limb)’를 촬영한 후 아크 이미지와 지구의 수평선을 중첩시켜 아이폰의 고도와 지구 중심 축과의 각도 등을 분석한다

  2)Sensor Cal.=카메라 이미지와 각종 멀티 센서를 활용해 아이폰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의 정확도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 수평지수와 기울기 지수 등의 정확도 등을 측정한다.

  3)State Acquisition=참조 사진과 해안선 등을 중첩해 우주선의 위치(고도, 위경도) 등을 측정하는 실험

 4)Lifecycle Flight Instrumentation=우주선내 전자파가 아이폰의 메모리에 어떠한 미세한 변화를 일으키는지 파악하는 실험.

 

 오디세이 스페이스 리서치사는 왜 이런 실험을 진행하는 것일까? 오디세이 스페이스 리서치사의 ‘Brian Rishikof’ CEO는 애플이 작년에 아이폰4에 자이로스크프 기능을 탑재한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이런 구상을 해왔다고 한다. 오디세이 스페이스 리서치는 우주상에서의 내비게이션과 각종 시뮬레이션 분야 연구를 진행중인데 이번 아이폰의 우주 시험도 이런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것.

 이번에 아이폰의 우주 실험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아이폰 앱은 일반인들도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우주와 중력의 영향권에 있는 지구에선 앱의 기능과 사용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앱의 가격은 단돈 1달러.

 아이폰4는 각종 우주 실험을 수행한 후 올 가을 귀환하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실려 지구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데, 오디세이 스페이스 리서치사는 수개월간 우주에서 진행한 각종 실험 데이터와 분석 자료를 향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 등을 시험하는데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스마트폰으로 지구와 교신하는 시대도 분명히 올 것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