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를 침공한 페르시아 100만 대군과 맞서는 스파르타 전사 300명에 필적할 만한 소수 정예의 중소·중견 기업만을 뽑아 집중 육성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성장과 수출, 고용 등을 이끄는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가 이달 닻을 올렸다.
‘월드클래스 300’이란 지경부가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시장에서 해외 유수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 300곳을 만들기 위해 성장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세계적 전문 중견 기업 육성 전략의 후속조치다.
지경부는 최근 ‘월드클래스 300’ 30곳을 선정했다. 사업 첫해인 이번에 148개 기업이 신청, 4.9대 1 이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도체 장비, 전자·IT부품,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기계, 의료기기, SW 등 업종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우수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확정됐다.
특히, 이번에 선정된 기업 절반 가량이 이미 정부의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ATC) 지원 대상 기업일 정도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 개발 능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ATC 사업은 지경부가 우수한 기술잠재력을 가진 기업부설연구소를 상대로 선정해 기술개발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까다로운 평가 절차=산·학·연 전문가로 구성한 평가위원회는 약 40일 동안 ‘사전→분야→현장→종합’ 4단계에 걸쳐 기업의 성장 전략을 심층 평가했다. 시장 확대, 기술확보, 투자, 경영혁신 등 4개 분야 별로 평가를 진행했을 뿐 만 아니라 기업 노력의 적극성, CEO 리더십, 기업 도덕성 및 평판 등 정성적인 요인도 두루 고려했다.
특히, 입체적인 검증을 위해 현장 확인을 거쳤다. 평가위원들은 평가대상 기업을 대상으로 성장전략에 제시된 내용의 사실 여부을 직접 확인했다. 단순히 지원을 받기 위한 서류상 부풀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명확한 미래 비전과 전략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역량을 갖추거나 실행 가능한 계획이 있는 기업만을 엄선해서 선별하기 위해서다.
물론 적은 평가위원으로 많은 기업을 심사하다 보니 현장 확인 절차가 다소 심도 있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가 첫 해인만큼 미흡한 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더욱 철저한 검증에 나설 계획이라고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측은 전했다.
이밖에 정부는 매년 정기적으로 선정 기업의 성장 전략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정당한 이유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 지원 기업의 사후관리를 철저히 진행할 계획이다.
◇선정 기업 특징=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된 30곳은 지속적 혁신성, 거래관계 독립성, 높은 성장성 등 3박자를 두룬 갖춘 기업들이다. 3개년 평균 R&D 집약도(R&D 투자액/매출액)가 6.1%로 미래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R&D 투자를 하고 있다. 평균 수출 비중도 51%에 달할 정도로 세계 시장을 주력 무대로 삼아 뛰고 있다.
평균 매출액은 1836억원이었다. 매출액이 1000억원~2000억원대의 기업이 가장 많이 분포, 정부 지원만 제대로 뒷받침한다면 빠른 시일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잠재력을 갖췄다. 정부는 R&D 자금을 5년간 최대 100억원 지원하고 KOTRA·무역보험공사·한국수출입은행 등 12개 지원기관을 통해 기술 확보, 시장 확대, 인력확보 등 기업 성장에 필요한 시책을 지원한다.
정승식 마이다스아이티 부사장은 “성장 잠재력과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아 사명감을 느낀다”며 “정부 재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마케팅, 해외진출, 고급인력 등을 지원받게 돼 성장 가속화와 성공 효과가 배가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경부 기업협력과 이원주 과장은 “내년엔 60여개의 기업을 추가 선정하고 오는 2016년까지 총 270개의 기업을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해 이들 기업이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하는 데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1년 `월드클래스 300` 선정 30개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