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전반에 만연한 부정과 근무기강 해이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시범 케이스`에 걸린 삼성테크윈이 대규모 인사 후폭풍에 휘말리게 됐다.
12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이 중도 사퇴한 데 이어 임원 1명, 직원 7명 등 8명이 최근 그룹 감사 결과에 따라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징계 수위는 `해고-강격-감급-감봉-견책-주의(경고)`로 나뉜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직원 4900명, 매출 3조2000억원으로 삼성 계열사 중 크지 않은 삼성테크윈에서 8명의 해고자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한 감급ㆍ감봉ㆍ주의 등을 포함해 총 80여 명이 무더기 징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이들의 징계 사유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협력업체로부터의 향응과 금품 수수, 법인카드 사적 이용, 영수증 허위 제출, 근무시간 중 사우나와 마사지 이용 등이 광범위하게 적발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부하직원들을 닦달해 부정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상사가 최악"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부하직원과 공모해 비리를 저지른 상사에게 가혹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부정의 범주가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지 않지만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이번에 단호한 감사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테크윈 임직원들은 연일 충격에 휩싸인 채 침통한 분위기다. 과거에 다른 삼성 계열사의 부정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우리만 차별 대우를 받는다며 푸념하는 직원들도 있다.
삼성 측은 삼성테크윈 사태 이후 계열사 전반에 걸쳐 감사팀을 대대적으로 보강하는 한편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고강도 감사 활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테크윈은 다음달 2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오창석 사장 후임으로 내정된 김철교 삼성전자 부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하는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 /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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