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아시아 데이터센터 허브가 국내에 구축된다. 그동안 미국 본사에서 전 세계 법인에 대한 통합 IT운영을 해오던 이베이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13일 최승돈 이베이옥션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국내에 아시아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컨설팅 사업을 완료했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초 데이터센터 착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컨설팅 작업은 한국HP가 수행했다. 이베이 아시아데이터센터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싱가포르, 호주 법인을 지원한다.
이베이가 한국에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부터다. 당시 이베이는 우리나라 옥션에 이어 지마켓까지 인수하면서 정보시스템 규모가 기존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졌다. 거래량도 이베이의 전 세계 35개 지사 중 미국·독일·영국 다음으로 많아졌다.
여기에 중국 지사 거래량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한국과 중국법인 정보시스템을 미국에 두고 원격으로 지원하는 데 한계에 이르게 됐다.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이 해외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점도 국내에 아시아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게 된 배경 중 하나다.
현재 이베이옥션은 단독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보다는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자와 공동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KT·LG유플러스·한국IBM·한국HP 등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국내에서는 지난 2009년 교보생명이 한국IBM과 공동으로 인천 송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 가동한 사례가 있다.
데이터센터 신축 부지로는 부산지역이 거론된다. 최승돈 부사장은 “새로 데이터센터가 가동된다 하더라도 모든 정보시스템을 한곳에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일부는 분산 형태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베이옥션은 그동안 옥션과 지마켓을 인수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정보시스템을 우리나라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주 정보시스템은 논현동 KIDC와 KT 서초IDC에, 재해복구(DR)시스템은 KT 분당IDC에 입주해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