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연 에너지절감시스템 표준안, 정부 지원 끊겨 `난항`

 내년 국제표준 채택이 예상됐던 전자부품연구원의 에너지절감시스템(ESS) 표준안 관련 연구가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SS 표준안 연구가 포함된 ‘실시간 에너지 인지기반 초저전력 홈 전력절감 시스템 기술 개발’ 과제가 지난해 지식경제부 과제에서 탈락해 현재 정부의 지원 없이 전자부품연구원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SS는 기기별 실시간 에너지 소비 모니터링, 원격 전원 제어, 대기전력 자동차단 등 지능적 전력 절감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업계는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국제표준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정부가 사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이지세이버의 통신대기전력을 차단하는 자동전원차단 콘센트 기술도 포함돼 있어, 향후 이 분야 국제시장 진출을 위해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통신대기전력이란 통신을 위해 항상 대기하면서 기기당 10~20Wh씩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전기를 말한다.

 서울시가 ‘특허기술 상품화 사업’ 과제로 전자부품연구원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규모에 비해서는 훨씬 작은 수준이라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ESS 표준안은 지난 2009년 국제전기표준회의(IEC)의 신규 국제표준안(NP)으로 채택된 후 지난해 WD(Working Draft) 제출까지 완료됐다. 당초 전자부품연구원은 CD(Committee Draft) 제출을 계획했으나, 아직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IEC의 의견에 따라 TR(Technical Report)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향후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성숙하면 이를 통해 국제표준 발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TR은 관련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경우 발간하는 것으로, 향후 시장이 성숙했을 때 사실상 국제표준 발간에 대한 당위성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스마트그리드처럼 새로운 기술의 경우 표준이나 특허의 선점이 향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정부의 충분한 지원만 있다면 향후 국제표준 채택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