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직매입 비율 늘린다

 제조업체로부터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고 판매를 중개해주던 TV홈쇼핑업체들이 직접 제품을 사들인 뒤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을 늘리고 있다. 매출·수익성 측면에서 중개 수수료를 받는 것보다 유리하고, 중소기업 협력사 자금 회전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S샵·CJ오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 등은 올 들어 지난해 대비 직매입 비율이 최고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홈쇼핑 업계가 직매입 방식을 선호하게 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직접 제품을 다량 구입함으로써 생산업자로부터 상품 구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 특히 단가가 높은 가전제품의 경우 직매입으로 한 번에 구매하면 방송에서 조금 더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직매입 제품의 판매이익이 중개수수료를 받을 때보다 통상 5% 정도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용창 CJ오쇼핑 가전담당 MD는 “올해 가전 부문에서 약 10% 제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게 목표로, 이미 5%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제품이 절반이 넘는 TV홈쇼핑 특성상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 회전을 위해 직매입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 제조업체들은 홈쇼핑 방송 전 미리 예상 판매 수량을 생산해 놓는 게 보통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완성된 제품을 즉시 배송하기 위해서다. 홈쇼핑업체가 직매입을 통해 대금을 미리 지불하면 중소기업들은 한층 수월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홈쇼핑 입장에서는 미리 상품을 매입해 놓음으로써 ‘배송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것도 직매입을 선호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홈쇼핑업체들의 제품 직매입 비율은 올해 들어 부쩍 높아지는 추세다. CJ오쇼핑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올해 1~5월 직매입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약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상품처럼 빠른 배송을 요하고 단기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제품이 주로 직매입 대상이다.

 GS샵도 최근 원가가 높은 제품에 대해 직매입하는 경우가 늘었다. 신진호 GS샵 팀장은 “텐트처럼 바캉스 기간에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제품은 미리 많은 양을 생산해 놓아야 한다”며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제품 대금을 사전에 받음으로써 자금 회전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NS홈쇼핑은 올해 1~5월 동안 직매입 상품 주문 수량이 6만716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이밖에 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도 전체 직매입 비율은 한 자릿수 정도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업계 직매입 비율은 5~6% 수준이다. 공정위는 향후 3년 내 이 수치가 15~2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TV홈쇼핑 직매입 이점

 1. 대량 구매를 통한 판매 이윤 증가

 2. 사전 대금 지급으로 중소기업 자금회전에 도움

 3. 미리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주문 즉시 빠른 배송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