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내년 상반기 완전 커버유리 일체형 터치스크린(G2) 기술을 휴대폰에 적용한다. G2는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을 아예 사용하지 않아 기존 휴대폰보다 더 얇게 만들 수 있고 화질도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광통신에 G2 생산설비 구축을 위해 310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투자는 무선사업부가 하고, 생산은 삼성전자의 100% 자회사인 삼성광통신이 담당하는 형태다. 지난 10일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이 최종 결재를 했고, 구매팀에서 독일 및 일본산 장비 발주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광통신은 내년 1분기 안에 구미 공장에 월 200만개의 G2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당초 양산 계획은 올해 11월이 목표였지만, 무선사업부의 투자 결정이 늦춰지면서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삼성광통신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분리된 자회사로 광케이블 및 카메라모듈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터치스크린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이 업체는 협력사에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G2 모듈은 기술의 중요성을 감안해 코팅·에칭·증착·금속 회로 등 핵심 공정을 직접 처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G2 상용화에 성공하면, 세계 휴대폰 업체 중 유일하게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와 커버유리 일체형 터치 기술을 모두 확보한 기업이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AM OLED 일체형 터치인 슈퍼 아몰레드(코드명 OCTA)를 갤럭시S에 적용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터치스크린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직결되는 것으로 듀얼 코어와 더불어 최근 스마트폰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부문 중 하나”라면서 “특히 일체형 터치스크린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넘어서기 위해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첨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삼성전자가 완전 커버유리 일체형 터치스크린(G2) 투자에 직접 관여한 것은 차세대 스마트폰 전략을 위한 포석이다. 최근 슬림 디자인, 고급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요인이 스마트폰의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터치스크린은 휴대폰 디스플레이 위에 손가락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 적용되는 기술로 보통 두 장의 ITO필름과 강화유리로 구성된다. 최근 시도 중인 ITO필름을 한 장 사용한 하이브리드 일체형 터치(G1F)의 공정 수율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필름을 아예 없앤 G2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애플을 따돌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체형 터치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터치와 커버유리 일체형 터치 두 가지로 분류된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생산하는 OCTA는 세계 유일의 AM OLED 일체형 터치 제품이지만, 상대적으로 고가라는 단점이 지적돼 왔다. 또 해상도가 애플 아이폰4의 레티나 LCD에 비해 낮다.
삼성전자가 지금처럼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OCTA만 고수하기 힘든 이유다. 그러나 AM OLED와 달리 LCD는 노이즈 문제로 일체형 터치 제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삼성전자는 G2에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고해상도 구현은 물론이고 더 얇은 휴대폰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