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이 일본 지진여파를 겪는 사이 국내 DSLR 카메라 시장에서 니콘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13일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6월 첫 째주 현재 국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카메라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에서 니콘이 55.42%, 캐논이 30.11%를 기록중이다.
다나와가 국내 DSLR 시장 점유율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니콘이 캐논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니콘은 올해 초 29%의 시장 점유율을 나타냈으나 3월 25%로 저점을 찍은 후 4월 31%, 5월 50%, 6월 55%로 줄곧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에 캐논은 올해 초 48% 수준에서 3월 52%대로 고점을 기록한 다음부터 4월 36%, 5월 33%, 6월 30%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최근 DSLR 카메라 매장에서 니콘 제품이 캐논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 카메라 판매업체 대표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DSLR 부문에서 캐논의 판매량이 압도적이었으나 올 들어 니콘을 선호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풍경 사진을 찍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색감이 좋은 니콘 제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점유율에서 니콘이 캐논을 앞선 것에 대해 일본 대지진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캐논이 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 카메라 공급에 차질을 빚은 반면에 니콘은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제품 공급에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캐논은 대지진 이후 국내 홈쇼핑 판매를 중단할 정도로 물량 부족 사태를 겪었다. 캐논은 오늘(14일)에야 홈쇼핑 판매를 재개한다.
특히 공급이 부족해진 캐논은 주력 모델인 ‘EOS 5D 마크2’ 가격이 최대 30만원까지 오르는 등 인기모델들의 가격이 뛰면서 판매가 부진해졌다.
니콘의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니콘은 YG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하는가 하면 서울 지역에 잇따라 체험매장을 내는 등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어느 해보다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 같은 마케팅 덕분에 지난 4월 출시한 보급형 DSLR 니콘 D5100은 시장 점유율이 4월 1%대에서 5월 14%대까지 올랐고, D90도 점유율이 6월 현재 16%대를 기록 중이다.
이에 대해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관계자는 “최근 DSLR 시장에서 캐논과 니콘의 점유율이 좁혀진 건 사실이지만 조사기관마다 수치가 다를 수 있다”면서 “시기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대지진 영향에서 완전히 복구되는 시점이 되면 시장 점유율이 원래대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