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운영을 앞두고 있는 한국조폐공사의 광통신망을 두고 시끄럽다.
조폐공사는 고품질의 안정적인 통신망 운용 기반 확보 등을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광통신망 구축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A업체를 선정했다. 이 사업은 당시 예산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주요 국가기관의 사업이라는 상징성이 부각돼 사업자 간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이 사업에서 탈락한 기업들은 인입경로를 들어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당시 조폐공사는 입찰 제안 요청서에서 ‘우리 공사 인입경로, 국사는 제안사별로 달라야 한다’는 항목을 입찰 최소요구조건 중 하나로 제시했다.
탈락업체들이 문제로 삼는 인입경로는 지하에 매설한 통신용 케이블과 통신용 케이블을 한데 모아 수용할 수 있는 관로(강관), 통신용 케이블의 방향을 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맨홀, 전봇대 등 주요 통신설비를 한 데 포함한 개념이다. 따라서 인입경로가 제안사별로 달라야 한다는 것은 사업자들마다 독자적인 통신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한 전문가는 “최근 조폐공사뿐 아니라 국가 주요 공공기관들이 까다로운 입찰 조건을 내걸고 있는데, 이는 기관 성격상 전쟁이나 재해·재난 등으로 인한 통신망 장애 발생 시 사업자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신속하게 통신망을 복구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탈락업체들은 “제안서를 낼 당시 A업체는 조폐공사 본사가 위치한 대덕연구단지에 자체 관로가 없었다”며 “어떻게 사업자로 선정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선협상자인 A업체 관계자는 “관로는 없더라도 통신설비 임대차 협약에 따라 다른 회사의 관로를 임대해 자체적인 통신망을 실으면 자가망으로 인정한다”며 “일부 관로를 다른 회사로부터 빌렸지만, 광케이블은 모두 우리 제품인 만큼 자가망이 확실하고, 필요하다면 모든 데이터를 오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탈락업체들은 조폐공사의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을 경우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조폐공사 관계자는 “탈락업체들이 자꾸 이의를 제기하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문제가 있다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