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2011 녹색성장 정책포럼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신성장동력 창출과 온실가스 감축 전망 및 과제`라는 주제로 녹색성장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오명석 LG이노텍 상무가 LED에 관한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신성장동력 창출과 온실가스 감축 전망 및 과제`라는 주제로 녹색성장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오명석 LG이노텍 상무가 LED에 관한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선포된지 3년. 그 동안 정부는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저탄소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했다. 또 국가온실가스 중기감축목표를 설정하고 10대 핵심 녹색기술 성장동력화 대책을 수립·추진하고 있으며 ‘배출권거래법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이 녹색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수많은 중소기업이 녹색 부문에 진입하고 있다. 지자체와 여러 시민단체도 녹색생활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녹색성장’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녹색성장정책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문제가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 녹색성장위원회는 14일 ‘2011년 녹색성장 정책포럼’을 개최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신성장동력 창출 노력과 온실가스 중기 감축목표(2020년 BAU대비 -30%)의 추진 현황과 향후 과제를 점검했다.

 

 녹색성장 정책포럼에서 각 분야별 전문가들은 태양광·2차전지·연료전지 등 녹색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 산업 수준에 맞는 맞춤형 지원 전략을 요구했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내수시장 확대와 실질적 금융지원을, 2차전지 분야에서는 관련 인프라·법률 정비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당장 LNG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료전지 전용 LNG요금제’를 신설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태양광, 내수시장 확대와 실질적 금융지원 필요=태양광분야를 대표해 발표에 나선 김기홍 OCI 상무는 먼저 “지난해 39GW로 늘어난 세계 태양광 설치량은 2020년에 현재의 4배에 달하는 113GW에 이를 전망이지만, 국내 태양광 발전량 비중은 전체 발전량의 약 0.15% 수준으로 미미하다”고 우리의 현실을 한 마디로 설명했다.

 김 상무는 “규모의 경제에서 보면 중국과 비교해 폴리실리콘은 절반, 웨이퍼는 8분의 1, 태양전지는 9분의 1밖에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있지 않다”며 “태양광산업의 밸류체인은 형성됐어도 규모면에서 경쟁력이 빈약하다”고 밝혔다.

 원가경쟁력에 대해 김 상무는 “폴리실리콘은 OCI를 포함한 톱3 메이커의 규모의 경제에 따른 과점경쟁 양상으로 진입장벽이 강화되고 있으며, 웨이퍼와 태양전지는 중국기업이 각각 글로벌 56%, 67%를 공급하며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 상무는 국내 태양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내수시장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실질적 금융지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의 태양광 할당량을 확대 하는 등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수출경쟁력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녹색기술 관련 벤처기업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상생펀드 규모를 확대하는 등 실질적 금융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중국이 2020년까지 50GW의 신재생에너지 장기 국가 보급목표를 발표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김 상무는 강조했다.

 또 김 상무는 “박막태양전지에 치중된 국내 R&D 전략 로드맵을 수정해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큰 결정형 실리콘 태양전지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산하기관을 통한 관련 산업 표준화작업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2차전지, ESS·자동차용 전지 분야의 산업 인프라 구축 시급=김유미 삼성SDI 중앙연구소장은 “전지는 산업의 심장”이라며 “전지를 제패하는 자가 세계를 제패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향후 전지산업이 국가경쟁력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이라 말했다.

 김 소장은 “자동차용과 에너지저장장치용(ESS) 중심의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올해 17억달러로 예상되는 자동차용은 2020년 411억달러로, 올해 33억달러로 예상되는 ESS용은 2020년 498억달러로 각각 연간 43%, 35%씩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2차전지 산업현황에 대해 김 소장은 “모바일기기용 2차전지 세계 2위의 생산·수출국이며 전기 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최대 생산 거점”이라며 “전지개발 및 생산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소장은 “핵심소재 및 원천특허 부분에서는 선도국 대비 30~5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소재기술에서 니켈(Ni)계 전구체 기술이 절대 열세이고, 전해액·원소재 설계기술도 부족하다. 미국·캐나다·일본에서 차세대 전지 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 역시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아울러 김 소장은 “재료비 비중이 높은 양·음극 소재의 국산화율이 미흡해 일본 의존도가 높다는 것 역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김 소장은 “ESS, 자동차용 전지 분야의 산업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관련 인프라·법률 정비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험 평가센터 구축, 국제표준 공동 대응 및 국제 인증기관 구축 등도 2차전지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김 소장은 주장했다.

 또 김 소장은 “산업규모 확대에 대비한 국가차원의 소재 SCM 구축 및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며 “4대 핵심소재 중심의 중장기 SCM 구축계획을 검토하고, 소재 관련 대학·학과 확충 및 정책지원 등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연료전지·연료전지발전 전용 LNG요금제 신설해야=연료전지 발전시스템에 대해 발표에 나선 김중곤 포스포파워 전무는 “국내 연료전지 시장은 단기 발전용 중심, 중장기 건물용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이 전망 된다”고 밝혔다.

 RPS 시행에 따라 발전용이 연료전지시장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건물용은 공공건물 의무화제도 등으로 향후 고속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선박용은 2016년 발효 예정인 국제 해양환경오염방지조약의 영향으로 성장 잠재성이 건물용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김 전무는 설명했다.

 그는 “세계 연료전지 시장은 지난해 5억9800만달러에서 2020년 29억2700만달러로 5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2차전지 등 경쟁 에너지원 대비 기술개발 지연 및 낮은 경제성으로 인해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연료전지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스 산유국이며 전기가 부족한 동남아시아·중동 국가 우선 진출해야 한다”며 “해외 전문 인력 및 해외네트워크 구축지원을 통한 국가차원의 수출산업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 전무는 “연료전지에 대한 신재생에너지융자, 지방보급사업 등 지원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제도 신설과 같은 금융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전무는 “최근 LNG가격이 상승해 기존 발전사업자 대비 연료전지사업자의 LNG 고가구매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며 “냉방용 수준으로 연료전지전용 LNG요금제(발전용·건물용)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신재생에너지인증서(REC) 적용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