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화조력, 조력발전 시금석 돼야

[기자수첩]시화조력, 조력발전 시금석 돼야

 오는 7월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 있을 예정이다. 8년간의 산고 끝에 결실을 맺는 시화조력발전소 준공 얘기다.

 설비용량 250㎿의 시화조력발전소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규모 조력발전소다. 10개의 발전기와 8개의 수문을 통해 하루 동안 시화호 전체 수량의 절반이 오고가는 이 설비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용량 발전이라는 신기원을 열 것이다.

 시화조력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우월자원인 조력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국내 최초’ ‘세계 최대’의 의미를 뛰어 넘는다. 우리나라는 화석연료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여건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좁은 영토와 좋지 못한 풍질은 대규모 태양광·풍력발전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서해안의 복잡한 해안선 구조와 큰 조수간만 차이는 해외 어디에 비교해도 손색없는 신재생에너지 자원이다.

 하지만 조력발전의 미래가 희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친환경 대용량 발전시설이라는 홍보와는 달리 생태계 파괴, 홍수피해 등 다양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도 환경파괴 논쟁이 있지만 조력은 그 정도가 심하다는 주장이다. 발전사업자들은 “조력은 생각처럼 환경 파괴적인 시설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조력은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수많은 생태가치들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화조력 후발주자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가로림조력·강화조력·인천만조력·아산만조력 등 어디 하나도 이런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화조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조력발전 친환경 논쟁의 열쇠를 쥐고 있다. 조력발전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환경영향은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예측과 해외사례가 대부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선행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조력발전으로 인한 실질적인 환경영향은 그 누구도 모른다”고 말한다. 시화조력은 전력생산 이외에 후발 조력발전 사업자들이 참고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 임무도 띠고 있다.

 국내 서해안 지역에 조력발전 운용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지는 시화조력이 가장 잘 설명해 줄 것이다. 결과는 좋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결과의 좋고 나쁨이 아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우월자원인 조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취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노력일 것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