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가 부처 업무보고에 들어간 가운데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경제 및 과학기술 관련 법안에 대한 처리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값등록금 등 정치적 쟁점사안에 밀려 현안 법률 처리가 늦어지면서 정부의 정책 추진이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자력안전정책 차질 우려=오는 9월 설치키로 했던 대통령 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관련법안(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의 입법 절차가 늦어지면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 안전정책을 담당하는 최고위 행정기관 역할을 할 예정이다.
장순흥 카이스트 교수는 13일 ‘원자력 안전위원회 상설화 주요 쟁점과 전망’이란 발표를 통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위원회 설치의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통상적인 접근으로는 위원회 설치가 힘들 것”이라며 “이번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많아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늘 상임위 첫 회의가 열렸지만 등록금 문제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위원회 설치법은 사실상 논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성과평가 기능을 부여하는 ‘국가연구개발 등의 성과평가 및 성과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성과평가법)’ 역시 국회에 계류 중이다. 때문에 출범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는 전주기적 관리를 위한 핵심 기능 중의 하나인 ‘성과평가’ 기능이 작동 불능 상태다. 국과위가 R&D예산에는 일정부분 관여하지만 성과평가 부분은 여전히 재정부가 담당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2년 2개월째 표류=경제 관련 법안도 수년째 표류하는 법안이 있을 정도로 처리가 시급하다.
SK와 CJ 등 주요 대기업의 금융 자회사의 운명이 걸려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야당이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현재로선 논의 가능성 조차 예측하기 어렵다. 2009년 4월 발의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허용이 핵심 내용이다.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금융자회사 보유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법에 따라 SK는 7월 2일 이후 SK증권을 팔아야 하고, CJ도 9월 3일 이후 CJ창업투자를 팔아야 한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의 통과도 불투명하다. 전상법 개정안은 오픈마켓이 소규모 통신판매업자까지 신원을 확보하고 소비자 피해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개정안은 2009년 12월 말 정부 입법안으로 국회에 제출됐고 지난해 4월 정무위 소위에 회부됐다. 이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개정안은 소위에서 잠자고 있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새로운 유통형태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국회가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저축은행 부실 사태에 따른 복마전 같은 금융감독 시스템을 개편하기 위해 한국은행에 금융기관 단독 조사권과 제2금융권에 대한 자료제출권을 부여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안도 초미의 관심사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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