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는 LPG가격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소폭이나마 인하될 전망이다.
14일 지식경제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E1 등 국내 LPG 수입사에 이달 프로판가스와 부탄가스를 지난달보다 톤당 각각 90달러, 70달러씩 내린 855달러, 925달러에 공급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을 1100원으로 가정하면 프로판가스는 ㎏당 99원, 부탄은 리터당 45원(㎏77원)의 인하 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택시 업계, 거리투쟁도 불사=E1과 SK가스 등 LPG 수입 업계에서는 그동안 가격인상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분산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택시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택시 업계가 급등한 LPG 수입가격으로 인해 수위를 낮춰 택시 사업자 단체에서만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지식경제부에 요청했을 뿐이지만 이번에 상황이 다르다는 게 택시 업계의 주장이다. 수입가격이 떨어진 만큼 LPG수입사도 어느 정도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자연합회와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택시 단체는 14일 실무회의를 갖고 정부의 LPG 가격 안정화 정책 마련을 요구하는 내용의 광고를 일간 신문에 게재하기로 합의했다.
택시노조 한 관계자는 “당장 가격을 낮춰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가격 안정화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거리로 나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인하 압박 외면 쉽지 않아=실제 국내 LPG 가격을 조정하는 지경부에서도 택시 업계의 요구를 외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6월 LPG 가격 발표 때도 정부가 택시업계의 요구에 못이겨 LPG 수입업체를 압박, 가격 인상 발표를 했다가 몇 시간 만에 동결로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있다.
게다가 5월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올 연말까지 LPG 및 LPG 제조용 원유에 부과하는 할당관세율을 현행 2%에서 0%로 낮추기로 한만큼 LPG 수입업체에 대한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은 거셀 수밖에 없다. 일부 국회의원들도 가격 안정화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어 업체들이 버티기는 더욱 어렵다.
가격 인하 압박은 업계에서도 이미 감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월을 제외하곤 LPG 수입가격이 모두 올랐음에도 국내 판매가격은 계속 동결해 가격 인상분을 분산해서 반영할 틈이 없었다”며 “원래대로 라면 7월엔 동결하거나 올려야 하는데 6월 수입 가격이 떨어져 판매가격에 대한 인하 압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