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OS, 윈도폰 제쳤다

`호수가 바다를 키운다?`

이호수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장(부사장)이 진두지휘하는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OS) `바다`가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아이오에스(iOS)에 이어 제3의 운영체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7이 마케팅 시기를 놓치며 주춤하고 있는 사이 유럽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용 OS로 자리매김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바다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내년 하반기 `완전 공개 OS`로의 전환을 노리는 등 세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캐널리스(Canalys)는 삼성전자 바다를 내장한 스마트폰이 지난 1분기 판매량이 350만대를 넘어서 약 250만대를 기록한 윈도폰7에 비해 100만대 많이 판매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바다폰(웨이브)이 전 세계적으로 770만대(누적) 판매됐으며 오는 3분기쯤 텐밀리언셀러(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윈도폰7 스마트폰은 노키아가 생산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1분기에 바다에 밀린 것.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미국 버라이존의 로웰 맥애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언론에 "바다가 MS 윈도폰이나 RIM의 블랙베리와 함께 iOS와 안드로이드의 뒤를 이을 제3의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삼성의 주력 OS는 안드로이드다. 구글 안드로이드폰은 삼성, LG, HTC, 모토롤라 등이 총력 생산한 데 힘입어 1분기 1억100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2분기에도 OS 점유율이 3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은 14일 노무라증권의 자료를 인용해 올 2분기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시장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와 바다는 시장이 다르다. 삼성이 `최고 성능폰`으로 포지셔닝하는 안드로이드와 다르게 바다폰은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아이폰은 평균 230달러, 안드로이드폰이 100달러에 판매되고 있지만 바다폰은 평균 66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바다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도 다운로드 수 1억건을 돌파했으며 `삼성앱스(앱스토어)`에 1만3000개 이상 앱이 등록됐다.

소리 소문 없는 성장에 따라 삼성전자는 바다를 내년 하반기쯤 안드로이드에 필적하는 완전 공개 OS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금은 삼성에서 관리하는 OS지만 내년에는 팬택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완전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더구나 최대 모바일 시장인 미국엔 아직 바다폰을 선보이지 않았다. 삼성의 스마트TV에 들어갈 정도로 `통합 OS`라는 점도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미국 통신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비춰봤을 때 미국 진출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또 TV와 모바일이 융합되는 시점이 오면 바다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이호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SW 내부 인력은 충분하다. 내년까지 역량을 더 쌓은 후에 바다를 더 개방하려 한다"며 "생태계 전쟁은 그때부터 시작이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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