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대기업 총수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15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도산아카데미 조찬 세미나에서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도와 제도 개선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기업 총수들의 인식 전환”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동반성장을 위해 장기적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대기업 총수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갑을관계’를 ‘갑갑관계’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이 많은 돈을 써가며 화려한 행사를 열고 동반성장을 약속하지만 진정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총수 스스로가 가치 지향을 분명히 하고 임직원에 대한 성과 관리 평가 기준 등 내부시스템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동반성장이 필요한 이유로 ‘더불어 산다’는 공동체적 가치 확산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사회 양극화 문제 해결을 꼽았다. 특히 양극화 해결을 위한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으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했지만 그 과실은 소수 대기업에만 돌아가 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 공론”이라며 “동반성장을 통해 양극화를 확대하는 성장이 아니라 양극화를 완화하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반값 등록금 실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 위원장은 과거에 비해 대학들의 연구비가 크게 올랐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다수 대학들이 등록금 이외에 자금을 마련할 통로가 마땅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등록금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대학이 너무 많아 모든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어렵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이 없는 대학들은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진욱기자 jjwinw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