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15%대의 고성장을 기록한 TV홈쇼핑 업체들이 다음 달 중국 상하이에서 원정 승부를 펼친다. CJ오쇼핑·롯데홈쇼핑에 이어 현대홈쇼핑 현지 합작사까지 다음 달 24시간 방송 대열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대표 민형동)이 중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동방이푸’와 공동 설립한 ‘상하이현대가유홈쇼핑’은 이르면 다음 달 초 첫 방송을 시작한다. 지난 2006년 광저우에서 TV홈쇼핑 사업을 시작했다가 철수한 지 5년 만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광저우에 ‘훙야홈쇼핑’을 설립했지만, SO 송출수수료 등의 문제로 퇴각한 바 있다. 이번에는 현지 SO가 최대주주로 사업을 시작하는 만큼 상하이 입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합작사가 내년까지 연간 취급고 3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CJ오쇼핑(대표 이해선)의 현지 합작사 ‘동방CJ’ 역시 상하이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해까지 7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던 이 회사는 올해도 50~60%의 취급고 성장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홈쇼핑(대표 신헌)도 지난해 중국 내 3위 홈쇼핑 사업자인 ‘럭키파이’ 지분 63.2%를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럭키파이는 상하이를 비롯해 충칭·산둥성·허난성 등에 홈쇼핑방송을 송출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본사 직원 5명을 현지로 파견하는 등 국내의 앞선 TV홈쇼핑 노하우를 현지에 전수하고 있다.
NS홈쇼핑(대표 도상철)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상하이를 낙점했다. 현재 상하이에 위치한 이 회사 중국 법인은 현지 생산품을 국내로 수입하거나, 국내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상하이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홈쇼핑 업체들이 상하이에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무엇보다 도시인구가 많고, 홈쇼핑 관련 인프라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상하이 상주인구는 2300만명으로 국내 전체 인구 절반에 육박한다. 중국은 대도시를 제외하면 국내와 같은 택배 시스템도 부족해 홈쇼핑사가 직접 배송해야 하는 실정이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탓에 도시에서 멀어질수록 결제 시스템도 미비하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이제 거의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해외 진출 목표로 대도시인 중국 상하이를 공략 중”이라며 “국내 타 업체들도 공교롭게 상하이를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