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크롬북`으로 와이브로 띄운다

 KT가 구글 ‘크롬북’을 4세대(4G) 이동통신 와이브로 주력 단말기로 밀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16일 “크롬북을 하반기 국내 출시할 계획”이라며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에 최적화된 크롬북을 와이브로 휴대 공유기 에그와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그 패키지 상품과 별도로 단말 제조업체와 와이브로 통신칩을 내장한 크롬북을 출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크롬북은 ‘크롬’ 브라우저 하나만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모든 컴퓨터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방식의 신개념 넷북이다. KT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유클라우드’와 크롬북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와 에이서는 16일 미국에 ‘크롬북’ 3G모델을 499달러 가격으로 처음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KT의 크롬북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7~8월경이 유력하다.

 

 <뉴스의 눈>

 KT가 ‘크롬북’을 와이브로 주력 단말로 삼으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와이브로 띄우기’ 전략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크롬북’은 빠른 부팅 속도와 클라우드 방식의 심플한 구동방식, 저렴한 가격 등으로 애플 ‘아이패드2’에 맞먹는 신개념 디바이스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내달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를 개통하며 4G 마케팅을 강화하는데 충분히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KT는 이미 와이브로 전국망을 갖춰 한발 앞선 4G 서비스가 가능하다.

 하지만 KT가 가장 폭발력 있는 휴대폰 대신 넷북을 ‘킬러 단말’로 설정한 것은 와이브로폰 수급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KT는 내달 HTC의 와이브로폰 ‘에보 4G`를 출시하지만,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삼성전자 등 국산폰을 내놓지 못한다. 최소 30만대 이상의 판매 보증(개런티)를 하지 못하면 제조사들도 ‘밑지는 장사’라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KT 이외에 통신사들이 나서 시장 파이가 커지지 않으면 국산 제조사를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다.

 반대로 유선망과 비슷한 데이터 전송속도를 내는 와이브로가 스마트폰보다는 스마트패드, 넷북, 노트북에서 더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감안된 측면도 있다. KT 관계자는 “굳이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에서 다양한 단말의 활용률을 높이는 방안에 골몰 중”이라며 “현재 와이파이로 가동되는 홈 오토메이션을 와이브로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과 같은 사물통신(M to M) 영역에 접목하는 등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