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전력산업에 시장원리와 경쟁구조가 있어야 한다.”
세계 전력시장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력시장 민영화와 경쟁구조 도입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전력거래소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서울 국제전력시장 콘퍼런스(SICEM)’에 국내외 전력산업 전문가 및 석학들이 모여 전력시장 경쟁도입의 장점과 단점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전력산업은 ‘발전은 경쟁, 판매는 독점’이라는 불안한 동거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변화하는 에너지시장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올바른 전력산업 구조를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또 “전력산업구조개편이 사회적으로 예민한 부분은 있지만 개편 10년이 지난만큼 폭넓은 이해와 용기있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전력산업 구조개편-10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선진국 사례를 통해 향후 안정된 에너지 공급과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전력시장의 진화방향을 탐색할 수 있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석학들은 전력시장 운용에 대해 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원리가 적용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초기 전기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전력산업구조개편이 시작된지 10년이 지났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며 “구조개편이 추진되려면 무엇보다 정치지도자의 의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토마스 란타우 그룹 에너지분야 컨설턴트는 전력시장 위험관리에 있어 현재 한국이 사용하고 있는 발전원가와 판매가를 일정비율로 조정하는 보정계수 방법 보다는 관련 금융상품을 만드는 게 낫다는 처방을 제시하기도 했다.
프랑소와 레베끄 교수는 지난해 11월 의회를 통과한 프랑스 전력시장 개혁입법의 시장개입을 꼬집었다. 레베끄 교수는 “프랑스전력공사 보유의 원전 생산 전력을 경쟁사에 의무적으로 공급하게 하면서 판매경쟁 촉진과는 거리가 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의 개입이 전력시장 발전에 저해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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