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스2 버그 없애려면 우리 앱 깔아라?"…KT `프리로드 앱` 소비자 불만 증폭

 KT가 갤럭시S2 펌웨어 업그레이드 진행 시 스마트폰 단말기에 자동으로 탑재되는 자사 ‘프리로드(preload)’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자가 임의대로 삭제할 수 없도록 ‘롬(ROM)’화해 원성을 사고 있다. 스마트폰 구동에 필요한 기본 소프트웨어가 아님에도 삭제가 되지 않도록 한 것은 사용자의 자유로운 메모리 공간 운용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이다.

 지난달 초 진행된 갤럭시S2 KT용 모델 펌웨어 업그레이드인 ‘EE19’를 실행한 단말기에는 ‘올레 캐치캐치’ ‘올레 터치NFC’ ‘올레 링투유’ 등 7개의 앱이 새로 추가됐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는 단말기 사용 중 발생하는 크고 작은 소프트웨어 버그를 없애기 위한 제조사의 사후 서비스로 EE19 업그레이드는 ‘음악 재생 중 간헐적 리셋’ ‘특정 경로 하단 메뉴바 사라짐’ 등의 버그를 없애기 위해 이뤄졌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시 삭제가 불가능한 프리로드 앱이 설치되기 때문에 버그를 없애고 싶은 소비자로선 자신의 단말기에 의도하지 않은 앱이 깔리는 걸 방치하거나 ‘루팅(제조사가 숨겨놓은 관리자 권한을 획득하기 위해 자신의 단말기에 시도하는 일종의 해킹)’을 해서 지워야 한다. 한 사용자는 “삼성전자 측에 문의해보니 ‘해당 앱들은 삭제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 별도로 삭제할 수 없다’며 ‘당사에서 임의로 추가한 앱이 아닌 사업자와 협의 하에 추가된 것’이라는 답을 보내왔다”며 “사용자 입장에서 필요 없으면 삭제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KT의 요청에 의해 탑재된 것”이라고 밝혔다.

 KT의 이 같은 조치는 단말기 유통 시장에서 가진 힘을 이용해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모바일 서비스·플랫폼 시장에서 사용자 기반을 넓히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유통 플랫폼 등에서 국내 이통사는 사실상 한 발 늦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삭제 불가 앱’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짜낸 전략이지만 소비자의 불만을 헤아리지 못한 단견”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KT는 프리로드된 앱이 사용자의 앱 선택권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갤럭시S2 모델을 처음 출시할 때 프리로드를 하려던 서비스·플랫폼 앱들을 이번 업그레이드 때 담게 된 것”이라며 “롬화한 것은 생산 효율성과 사용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고, 롬 메모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T향 갤럭시S2 ‘EE19’ 업그레이드 시 프리로드되는 애플리케이션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