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굵직한 기업들이 증시에 상장하면서 관련 기업에 지분을 투자한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상장과 함께 지분가치에 대한 재평가는 물론 이를 통한 기업 가치 상승에도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기업은 오는 30일 상장 예정인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하이마트다. 하이마트는 21과 22일 이틀에 걸쳐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가 하단인 5만9000원을 기준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하아마트는 국내 시장의 35%를 차지하는 등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으로 지난해 3조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이마트의 최대주주는 유진기업으로 38.7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어 선종구 대표가 21.46%의 지분을 보유했다. 지난 2007년 유진기업의 하이마트 인수가는 1조9500억원 정도다. 인수 당시 유진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4100억원 정도로 1조원이 넘는 액수를 차입으로 끌어들여 주변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유진기업은 인수후 재무적 투자자에게 지분을 팔면서 수익을 챙겼고 하이마트 상장으로 4400억원대의 주식가치를 챙기게 된다. 순이익이 날 경우 지분법 이익도 기대된다.
이 달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정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대기업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종합 제조업체인 KAI는 2013년 T-50의 미국 수출이 성공한다면 큰 폭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KAI는 지난해 매출 1조746억원 영업이익 1210억원을 거뒀으며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매출 2943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올렸다.
KAI는 1999년 12월 삼성, 대우, 현대 등의 항공부문 통합으로 설립됐다. 통합 당시 3사가 각각 3분의 1씩 보유했으나 2007년 산업은행이 1대주주가 되고 한국정책금융공사 설립되면서 이후 산업은행 지분을 인수해 현재로선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최대주주다.
한국정책금융공사가 30.1%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등이 각각 20.7%의 지분을 보유했다. 또 범두산그룹 계열사인 디아이피홀딩스와 오딘홀딩스가 각각 10.7%와 10.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와 주요주주로선 지분법 평가이익이 기대된다.
지분법 평가익외에도 KAI의 민영화 일환으로 IPO를 통해 보유지분을 시장에 매각할 예정이어서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공모가 밴드가 1만4000~1만6000원임을 감안하면 구주주들은 최저 공모가 하단을 적용해도 3413억원 가량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된다. 구주매출 규모가 가장 큰 삼성테크윈과 현대자동차는 각각 1107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다. 범 두산 계열로 분리되는 디아이피홀딩스와 오딘홀딩스로 유입되는 금액은 각각 596억원, 550억원 수준이다.
이밖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미칠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과 LG그룹의 실트론, CJ그룹의 CJ헬로비전, GS그룹의 GS리테일 등도 하반기 상장 주목 대상으로 꼽히고 있어 관련 기업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증시가 주춤하면서 공모기업에 대한 관심도 줄긴 했지만 하반기 메머드급 대어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며 “이들 기업의 상장은 상장예정기업은 물론이고 지분 투자 기업의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어>
◆지분법 평가이익=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때 대상 기업에 손익이 발생하면 지분 보유량만큼 이익 또는 손실로 평가받는 제도. 예를 들어 하이마트가 상장후 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 상장 후 지분 31.4%를 보유하게 될 유진기업 회계장부에는 이 중 31억4000만원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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