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력안전 행정 분산, 책임소재 불명 인정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 원자력 안전을 관리하는 행정 조직이 각 부처에 분산돼 원전 안전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했음을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 안전 각료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관련 국가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원자력 안전 관리 행정조직이 각 부처에 흩어져 책임 소재가 분명하지 않았던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원자력안전보안원을 경제산업성으로부터 분리·독립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원전 사고 시 지자체만으로 환경 방사선량 측정 등 적절한 대응이 어렵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감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가 운용하는 방사능 영향 예측 시스템(SPEEDI) 데이터 공표 지연 현상도 개선 대상으로 거론됐다. 또 일본은 △전원·냉각 기능 설계 부실 △원전 호기별로 사고 대응 체제 미비 △발전 회사의 원자로 중대사고 대책 부실 등도 인정하고 관련 전반 사항에 대한 재검토 의지를 천명했다.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각료회의에서 김창경 교과부 2차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후쿠시마 사고 발생 직후 국내 원전 안전점검에 돌입, 이미 50개 장단기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인접국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자력 사고에 대한 지역적·국제적 비상대응 체제강화 필요성도 피력한다.

 이번 각료회의는 IAEA 151개 회원국의 고위 관료와 원자력 전문가들이 모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교훈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 원자력 안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IAEA는 회의 결과로서 국가·지역·국제적 비상대응체계 강화 필요성, 각국 규제기관 권한 강화, 각국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정기적으로 직접 조사하는 제도 등을 포함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