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대인 태평양 연안에 원전을 만들었던 것은 일본의 큰 실수(big mistake)였다. 한국의 기반 기술과 강력한 정책 리더십을 바탕으로 일본과 손을 잡고 신재생에너지시대를 주도해나가야한다.”
일본의 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방명록에 ‘신재생(renewal)’이라는 단어를 세 차례나 썼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한국을 방문해서는 ‘광대역(broadband)’이라는 단어를 남겼던 그는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할 바가 여기에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아이패드에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이 대통령 앞에서 직접 시연한 손 회장은 “한국의 원전 정책은 일본과 여건상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화석연료를 줄이고 신재생 분야에 집중해야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가진 지구 책임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몽골 고원에 있는 고비 사막에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 단지를 만드는 ‘고비 테크’를 제안한 그는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기술력은 신재생 분야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게 하는 원천이 될 것”이라며 “삼성과 LG는 태양광, 현대는 풍력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는 만큼 한국과 일본이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하나의 경제권이다.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전향적 협력이 필요하고 한국은 정부는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나설 것이다”면서 GGGI 등을 중심으로 향후 양국 간 협력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한국과의 신재생 분야 협력은 세계 최강의 팀을 만들 것”이라며 “한국의 핏줄을 가진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마무리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