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술은 전 세계 딱 두 회사만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과제를 통해 기술을 개발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산화를 한다고 해도 시장에서 받아주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습니까?”
“세계적인 기업들과 손을 잡고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려고 합니다…”
20일 12시를 훌쩍 넘긴 시각, 스타팹리스를 꿈꾸는 14개 기업의 대표들과 이들을 심사하는 위원들의 열기가 서울 교육문화회관 가야금홀을 메웠다. 점심시간은 잊은 듯 했다.
언듯봐서는 소규모 전시회처럼 보이는 이곳은 SF(스타팹리스) 경진대회. 5개 기업을 선발해 전방위적인 지원을 하는 ‘스타팹리스 10 프로젝트’를 위해 마련됐다.
스타팹리스 10 프로젝트는 스타 팹리스 기업 육성을 위해 창업 후 7년까지의 스타트업 팹리스 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R&D 자금 뿐만 아니라 투자유치와 해외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기업 성장에 필요한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프로젝트의 평가를 맡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원장 서영주)은 프로젝트의 취지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심사방식을 찾다 경진대회를 열었다.
윙코·다우엑실리콘·룩센테크놀로지·노바칩스·아나페리어·제퍼로직·넥셀·에이스전자기술·이미지넥스트·클레어픽셀·스마트파이·하이딥·라온텍·라온피플 등이 참석해 기술을 겨뤘다. 이 14개 기업은 소규모 전시회를 통해 기술을 시연하고 회사를 소개했으며, 심사위원들은 각 부스를 일일이 방문해 평가했다.
전자파를 발생시키지 않은 컨트롤러, 10~15인치 스크린용 터치센서, 멀티포트를 지원하는 SSD컨트롤러, 다른 부품을 모두 통합한 HDMI, 일본은 물론 남미를 공략할 ISDB-Tmm 등 새로운 기술개발 계획이 발표됐다.
10시부터 시작된 경진대회는 5명의 기술위원과 4명의 벤처캐피탈 출신 위원들이 두 팀을 구성해 심사했다. 두 팀 모두 14개 기업 부스를 모두 방문해 기업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10분이라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기업은 3시부터 진행된 개별 프레젠테이션을 참여할 수 있다. 대표이사가 심사위원을 찾아가 자사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어, 28일에는 프로젝트의 핵심인 R&D 과제에 대한 심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이날 심사에서는 각 기업이 R&D 준비 상황과 자사의 경쟁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한 심사위원이 “이렇게 심사위원이 힘든 심사는 건국이래 없었다”라는 농담을 할 만큼 심사위원들이 바삐 움직여 평가하고 또 평가했다.
장선호 KEIT팀장은 “스타트업을 키우는 과제인 만큼 회사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여러각도로 봐야해 이 같은 경진대회를 준비했다”며 모든 평가를 이런 방식으로 할 수는 없겠지만 R&D 결과물 심사나 이처럼 스타트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심사에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인 권종기 박사는 “현장감이 느껴지고 실제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좋다”며 “심사도 공개적으로 이뤄진 만큼 더욱 공정한 심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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