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벤처기업들이 ‘원아시아’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주는 동방고속도로(Oriental Express)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손 마사요시·54)이 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의 IT산업은 매우 경쟁력 있고 밝다”면서 “‘동방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한·중·일 인터넷 그룹회사를 다양한 아시아 국가로 사업을 전개시켜 나가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이 얘기하는 동방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이른바 해외 진출에 한계를 느끼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벤처기업들이 ‘원아시아’로 나아가기 위한 것으로, 그 역할을 자신이 하겠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또 향후 자사의 비전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정보유통 혁명 및 에너지 산업이라고 단언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는 30년 후 시총 200조엔, 세계 10대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향후 30년 동안 현재 800개 수준인 관계사를 5000개 수준으로 늘리고 시가총액 200조엔 달성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내놨다.
손 회장은 “21세기형 기업은 멀티 브랜드를 갖춰야한다”며 “(관계사들은)자본과 비전의 동지적인 결합을 통해 정보혁명을 함께 이루어가는 결합체로 상하관계가 아닌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300년 동안 일어날 것”이라며 “테크놀러지의 발전에 그치지 않고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정보혁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정보통신 분야 이외에 에너지 등 새로운 사업 분야에도 도전한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일본 내 47개 광역 자치단체 중에 37곳을 설득해 자연에너지 협의회를 설립했다. 원전 등 기존 에너지 수급 방식의 한계와 위험성을 느끼고 자연에너지 사업에 새롭게 투신하겠다는 의지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생관·사업관이 바뀌었다”는 손 회장은 “창업 이후 유지해왔던 정보혁명이란 철학을 실현하고 최대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을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내 기업만 잘 이끌면 되는 것인가’ 고민했다”며 신사업 추진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비록 “소프트뱅크는 에너지 사업에 초보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구하겠다는 에너지는 작지 않다”며 최근 심경의 변화를 전했다.
그는 11년 전 방한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브로드밴드 산업 육성을 IMF 극복책으로 제시한 일화를 소개하며 “정부 주도로 산업을 육성한지 몇 년 되지 않아 한국은 최고가 됐다”며 “여러 형태로 정보통신 혁명 그리고 재생 에너지에 특화된 회사에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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